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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풀' 리버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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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풀' 리버풀

입력
2005.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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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의 스코어. 남은 시간은 후반 45분. 더욱이 전력상 뒤지는 리버풀이 세계 최강의 카테나치오(빗장수비)를 자랑하는 AC밀란을 상대로 역전드라마를 연출하기에는 불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리버풀은 후반 9분 주장 제라드가 존 아르네 리세의 크로스를 깨끗한 헤딩슛으로 연결, 네트를 흔들며 대역전 드라마의 시작을 예고했다. 리버풀은 2분 뒤 다시 체코 출신의 교체멤버 스미체르의 중거리포로 한 점 더 따라 붙었고, 후반 15분 알론소가 페널티킥을 실축했으나 곧바로 바운드된 볼을 다시 차넣어 3-3 동점을 만들었다.

리버풀의 팬들은 불과 6분 동안 벌어진 기적 같은 현실에 눈물을 흘렸다. AC밀란(이탈리아)은 전반 경기시작 52초만에 36세 백전노장 파울로 말디니가 선제골을, 이어 에르난 크레스포가 연속 득점포를 쏘아올려 3-0으로 여유 있게 앞서갔지만 후반 들어 귀신에 홀린 듯 일시에 빗장수비가 허물어지기 시작했고, 반면 리버풀 선수들은 신들린 듯 펄펄 날았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의 명문 리버풀이 유럽 클럽축구의 정상에 올랐다. 리버풀은 26일 새벽(한국시각) 터키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AC밀란과의 2004~0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120분 연장 혈투 끝에 3-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3-2로 이겼다.

이로써 리버풀은 1984년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인 유러피언챔피언스컵 우승 이후 21년 만에 유럽 정상정복에 성공했다. 93년 챔피언스리그로 이름이 바뀐 이후 처음이자 통산 5번째 우승.

승부차기의 일등 공신은 폴란드 출신 골키퍼 두덱이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폴란드대표로 한국과 대결했던 두덱은 AC밀란 2번 키커 피를로의 킥을 쳐냈다. 이어 리버풀이 3-2로 앞선 상황에서 마지막 키커 셰브첸코의 킥까지 온몸으로 막아내며 리버풀에 극적인 승리를 안겼다.

스페인 출신으로 지난 시즌 프리메라리가 발렌시아의 사령탑으로 팀을 UEFA컵 정상에 올려놓았던 라파엘 베니테스 리버풀 감독은 “이 순간 어떤 표현을 써야 할 지 모르겠다”고 감격했고, 골키퍼 두덱은 “우리 모두가 천상에 오른 기분”이라고 기뻐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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