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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큰 남편들' 집안일 고작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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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큰 남편들' 집안일 고작 32분

입력
2005.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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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부부면서도 집안 일은 부인한테 떠넘기는 ‘간 큰 남편’이 아직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2004년 생활시간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성인(20세 이상) 여성이 집안 일에 소요한 시간은 하루 평균 3시간 30분에 달했으나 남성은 36분에 지나지 않았다.

이는 주5일제 근무나 맞벌이 비율이 지금보다 낮았던 5년 전(32분)에 비해 단 4분 늘어난 것이다. 또한 성인 남성 중 절반 이상(54.2%)은 하루에 10분도 집안일을 하지 않았다.

부인이 직장에 다니는 남성이 집안 일을 하는 시간은 전업주부 남편(31분)과 비슷한 32분에 불과했다. 맞벌이 여부와 상관 없이 비슷한 생활 패턴을 보이는 남성과 달리 일하는 여성의 생활은 가정과 직장을 병행하느라 팍팍했다.

직장 여성의 수면 시간, 미디어 이용(텔레비전 시청 등), 교제활동 시간은 전업주부보다 하루 평균 각각 14분, 1시간 2분, 21분 짧았다. 특히 학교에 들어가지 않은 어린 자녀가 있는 직장 여성이 평일 일하는 시간은 가사 노동까지 합쳐 9시간 50분에 달했다.

한편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고등학생 시절 공부만 하다가 대학 문을 들어서는 순간 공부와 멀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이 지난해 공부에 쏟은 시간(강의 시간 포함)은 하루 평균 3시간 14분에 불과했다.

이는 5년 전(4시간 28분)보다 한시간 이상 줄어든 것일 뿐 아니라 초등학생(6시간 14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학문 없는 취업 학원’으로 전락한 대학의 부끄러운 실상을 반영했다.

고등학생은 하루 평균 8시간 52분, 평일은 하루의 43%인 10시간 14분을 공부하는데 썼다. 고등학생의 평균 수면 및 미디어 이용 시간은 각각 6시간 52분, 1시간 16분으로 전체 평균(7시간 46분, 2시간 26분)에 크게 못 미쳤다.

우리나라 성인 남녀는 지난해 하루 평균 7시간 46분을 잠 자는데 썼고, 2시간 26분을 텔레비전 시청이나 신문 구독 등 미디어 이용에 소비했다. 주5일제 근무가 늘어나면서 일하는 시간은 큰 폭으로 줄어 남성은 하루 평균 5시간 9분, 여성은 2시간 58분을 일하며 보냈다. 이는 5년 전보다 각각 33분, 20분씩 줄어든 것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조사 결과 여성은 맞벌이 여부와 상관없이 집안일에 긴 시간을 쏟아 붓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번 결과는 현재 각종 경제 통계에서 제외돼 있는 가사 노동의 경제적 가치를 분석하는 자료로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계청은 5년마다 한번씩 생활시간을 집계하고 있으며 이번 조사는 99년에 이어 두 번째로 전국 1만2,750가구, 3만2,000명(10세 이상)을 대상으로 했다.

김신영 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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