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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과거사 이어 또… 한일관계 꼬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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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과거사 이어 또… 한일관계 꼬인다

입력
2005.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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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일본 외무성 차관이 ‘한국과 북핵 정보 공유 불가’라는 도발적 발언을 한데 대해 청와대가 야치 차관의 문책을 요구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섬으로써 한일 관계가 ‘외교 전쟁’과 유사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3월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역사 교과서 왜곡에 대응해 “각박한 외교전쟁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지만 이번에는 또 다른 문제로 한일 관계가 꼬이고 있는 것이다. 독도와 역사 문제가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야치 차관 발언 파문까지 겹침으로써 일본의 후속 대응에 따라 한일관계는 최악의 냉각 국면으로 갈 수도 있다.

우선 내달 하순으로 예정된 한일정상회담이 취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양국은 정상회담의 시간과 장소 문제를 거의 매듭지었으나 이번 파문 때문에 회담 일정 발표가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선 일본측의 조치를 지켜본 뒤 정상회담 문제를 판단할 것”이라며 “일본이 성의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정상회담이 제대로 개최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26일 아침 김우식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청와대 일일현안점검회의는 한일정상회담 개최 문제까지 거론될 정도로 심각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회의에서는 “일본이 사안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 같다” “이 문제를 그냥 넘겨선 안 된다” 등의 강경론이 지배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직접 대일 전선에 나서게 된 이유는 외교부의 사과 요구에 대해 일본이 성의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야치 차관이 11일 “미국이 한국을 불신하고 있어 일본이 미국에서 받은 정보를 한국에 주는 것은 무리다”라고 발언한 직후부터 우리 외교부는 일본측에 강한 유감의 뜻을 몇 차례 전했으나 일본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외교부는 25일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으나 일본측의 대답이 없자 청와대가 직접 나서게 됐다. 노 대통령은 현안점검회의를 전후해 참모진들과 야치 차관 대응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청와대는 한일 간의 껄끄러운 현안을 다뤄야 할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야치 차관이 찬물을 끼얹는 발언을 한 의도를 매우 불순하게 판단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바라는 ‘응분의 조치’는 일단 일본 정부의 공개 사과와 야치 차관의 해임 또는 중징계 등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야치 차관의 발언 내용에 대해서도 “미국과 정보 공유가 안 된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청와대의 강경 대응은 이번에 야치 차관 발언 등을 흘린 한나라당 의원 등 야당에 대해 “외교 안보 문제에서는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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