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담도개발사업이 논란을 빚으면서 싱가포르의 대외 투자를 담당하는 '싱가포르 투자청'이 관심을 끌고 있다.
싱가포르 투자청은 보통 영문약자 GIC(Government of Singapore Investment Corporation)로 불린다. 이곳은 현재 세계 8위(1,129억달러)인 싱가포르 정부의 외환보유액, 재정잉여자금, 국채 매각대금 중 일부를 해외에 투자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정부, 의회로부터의 감시를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운영되기에 정부기관이라기 보다는 민간투자기관 성격이 강하다. 리콴유 전 총리가 GIC 설립 때부터 지금까지 이곳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GIC는 운용자금규모를 밝히지 않지만 국제금융가에서는 대체로 1,500억~2,000억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미국 최대 기관투자자인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기금'(CalPERS) 운용자금보다 크다. 국제금융가에서 규모와 영향력을 인정받는 '큰 손'이다.
GIC의 해외 투자는 보통 사무용빌딩, 리조트단지, 골프장, 유료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과 부동산에 집중돼 있다. 한국은 1998년 외환위기 때 큰 건물들이 싼값에 나오며 GIC의 주요 투자처로 떠올랐다.
GIC는 1999년 서울 잠실 시그마타워 인수를 시작으로 2000년엔 옛 아시아나빌딩인 프라임타워, 서울파이낸스센터를 샀다. 종로구의 무교빌딩과 코오롱빌딩도 이곳 소유다. 최근에는 서울 역삼동의 스타타워빌딩을 9,000억원 이상에 사들이며 취득세, 등록세 탈루 논란에 휩싸여 있기도 하다.
GIC는 미국, 영국 등 주요 해외투자처에 사무실을 내고 있지만 아직 한국에는 공식적인 사무실이 없다. 대신 GIC는 계약을 맺은 국내 대리인으로부터 국내 부동산 정보를 받고 투자를 결정하고 있다.
한편 GIC는 국내 홍보 대행사를 통해 "싱가포르투자청은 행담도 프로젝트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며 "싱가포르 회사인 ECON, 자회사인 EKI와도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GIC는 또 "김재복씨를 통해 한국에 투자한 적이 전혀 없다"며 "김재복씨에게서 투자와 관련한 어떠한 자문을 받은 적도 없다"고 밝혔다.
고주희 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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