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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재계 巨木과 블루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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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재계 巨木과 블루오션

입력
2005.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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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웬만한 자리에 가거나 글을 읽다 보면 ‘블루오션(Blue Ocean)’이란 용어가 빈번히 등장하고 그 반대 개념인 ‘레드오션(Red Ocean)’도 항상 따라 나온다.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의 김위찬 교수와 동료인 르네 마보안 교수가 공동 저술한 ‘블루오션 전략’은 출간과 함께 ‘최고의 경영전략’이라는 찬사를 받았으나 국내에 알려진 것은 올 2월 영역본이 나오고 이어 3월에 한글 번역판이 출판되면서부터다.

특히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일독을 권했다는 얘기가 전해지면서 재계는 물론 정ㆍ관계와 학계의 필독서처럼 됐다.

▦블루오션 개념이 시대의 화두로 떠오른 것은 참여정부가 입버릇처럼 강조해온 혁신의 기치와 맞아떨어진 덕분이다. 논리의 출발점은 규모가 한정된 시장에서 1,2위 선두기업과 피튀기는 점유율 경쟁을 벌여 피로 얼룩진 승리를 거둬봐야 또다른 경쟁에 의해 영광은 잠깐이고 곧바로 ‘승자의 재앙(Winner’s Curse)’이 닥쳐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결론은 정부든 기업이든, 진정한 승자가 되려면 경쟁이 판치는 레드오션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와 역발상이 수익과 성장을 보장하는 블루오션을 끊임없이 넓혀가야 한다는 것이다.

▦때마침 어제 LG가 ‘독창적 기술로 차별적 가치를 창조하는’ 블루오션 전략에 그룹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선언해 화제가 됐다. 최근 이 주제를 다시 부각시킨 사람은 포화상태의 가계대출 시장에서 혈전을 벌이는 은행들의 행태와 그에 따른 시장의 복수를 경고한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이다. 삼보컴퓨터의 부도도 이 잣대로 해석된다.

1980년 자본금 1,000만원으로 창업할 당시 펼쳐진 푸른 바다에서 모든 벤처인들의 꿈인 매출 2조원을 달성했지만 그 순간 이미 상어떼가 득실거리는 피바다로 전락했는데도 거기서 헤어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말은 이렇게 쉽게 하지만 누구인들 블루오션 전략이 좋은지를 모르겠는가. ‘실패의 원인은 성공에 있다’은 경구를 늘 가슴에 새기며 하루하루를 긴장 속에 사는 사람들이 기업인들 아닌가.

반기업 정서가 유난히 높은 나라에서 기업인들에게 애정을 표하는 것은 뒷골이 당기는 일이다. 하지만 척박한 토양에서 자동차산업을 뿌리내린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과, 기업경영을 예술의 영역으로 한 차원 높인 박성용 금호아시아나 명예회장의 영면 소식을 접하며 그들의 삶과 ‘혁신’의 진정한 뜻을 다시 되돌아보게 된다.

이유식 논설위원 y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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