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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또 돌아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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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또 돌아보면

입력
2005.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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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까지 와서 땅끝을 보지 않고 갈 수는 없다. 엄청난 비경이 숨어 있어서가 아니다. 거기가 끝이라는 사실은 거의 절대 명령 같다.

■ 호수 같은 바다를 솔숲이 둘러싼 송호리 해수욕장을 지나면 땅끝마을 갈두리다. 사자봉 정상에는 횃불 모양의 땅끝 전망대가 불쑥 솟아 있다. 모양새는 볼품 없지만 전망 하나는 더할 나위 없다. 바로 앞의 흑일도와 저멀리 해무와 어우러진 노화도, 보길도 등 덕택에 다도해의 진수가 그대로 들어 온다. 그러나 이 전망대에 오르지 않아도 땅끝 구경은 할 수 있다. 전망대 아래인 땅끝 토말비까지 벼랑을 따라 걷기 좋은 산책로가 조성돼 있는 덕이다.

■ 달마산이 낮고 미황사가 작아서 성에 차지 않는다면 두륜산 대흥사를 둘러 볼 일이다. 두륜산은 703m의 해남의 영봉으로 8개의 높고 낮은 봉우리가 이어진 규모가 큰 산이다. 산행 코스는 험하지 않아 2~3시간이면 가련봉 정상에 닿을 수 있다. 대흥사는 미황사 등 말사 여러 곳을 거느린 신라때 지어진 천년 고찰이다.

절로 들어가는 숲 길이 아름답다. 서산대사의 의발(衣鉢)을 모신 곳이다. 서산대사를 기리는 사당 표충사도 곁에 있다. 큰 절 답지 않은 아늑한 대웅전이 인상적이다. 대흥사에서 등산로를 따라 20분만 오르면 일지암이다.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 등과 교분을 나눴던 초의선사가 우리나라 차 문화를 일으켜 세운 곳이다.

■ 대흥사에서 해남읍으로 가는 길에 고산 윤선도 고택인 녹우당(綠雨堂)이 있다. 효종이 수원에 사랑채를 지어 하사한 것을 훗날 뱃길로 이리 옮겨놓은 집이다. 녹우당은 뒷산의 비자 나무가 바람에 스치는 소리가 우수수 봄비 내리는 것처럼 들린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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