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멸종위기종인 철갑상어가 한강에서 잡혔다.
서울시 한강시민공원사업소는 26일 “한강에 서식하는 희귀어류를 채집ㆍ연구하기 위해 잠실대교 인근 잠실수중보에 쳐놓은 그물에 21일 오전7시께 길이 80㎝ 정도의 철갑상어 2마리가 포획됐다”고 밝혔다. 한강에서 철갑상어가 잡힌 것은 2001년 12월 한강 하구인 행주대교 북단 인근에서 각각 48㎝, 56㎝짜리 2마리가 잡힌 이후 처음이다. 이번에 잡힌 철갑상어는 2마리 모두 생후 1년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철갑상어는 연안이나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곳에 서식하는 회귀성 어종. 성어는 알을 낳기 위해 한강, 영산강, 금강 등을 거슬러 올라오기도 한다. 60년대까지는 반포 인근에서도 발견될 정도였으나 한강에 대규모 댐이 건설되고 수질이 악화한 80년대 이후에는 자취를 감췄다. 최근에는 서해안과 남해안에 가끔 출몰하지만 강에서 발견된 사례는 거의 없다. 4, 5년 전부터는 한강 하구인 김포, 강화 일대에서 소규모로 양식되고 있다.
한강시민공원사업소 관계자는 “이번에 포획된 철갑상어가 자연산인지 아니면 양식중이던 치어가 자라 거슬러 올라온 것인지 여부는 다음주께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어류전문가인 강원대 환경연구소 변화근(40) 연구원은 “철갑상어가 잠실 부근에서 포획된 것은 학계에 보고된 적이 없는 희귀한 사례”라며 “한강의 수질이 좋아지고 강 바닥의 유기물 퇴적도 줄어든 만큼 서해 인근에 서식하는 자연산 철갑상어가 강을 거슬러 올라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철갑상어의 알인 캐비어는 거위간, 트뤼프(프랑스 버섯요리)와 함께 세계 3대 진미(珍味)의 하나로 꼽힌다. 1㎏당 도매가격이 30만원. 철갑상어는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따라 수출ㆍ입시에는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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