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과학수사센터는 익사체 등 지문인식이 불가능했던 변사체의 지문을 인식하는 고온처리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과학수사센터 박희찬 경사가 개발한 이 기술은 물에 불어 지문인식이 불가능한 변사체의 손을 100도의 끓는 물에 3초간 넣었다가 빼 지문을 확인하는 방법이다. 이는 신체를 뜨거운 물을 넣으면 피부가 팽창해 땀샘이 열리고 융선이 돋아나면서 속살에 있는 지문이 모습을 드러내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박 경사는 “지문자동검색시스템(AFIS)의 도입으로 지문감식기술은 진보했지만 익사체 등의 지문확인은 제대로 되지 않아 지문확인 불발률이 늘 제자리걸음이었다”며 “3년 연구 끝에 이 기술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이 기술은 지난해 동남아에서 발생한 지진해일(쓰나미) 참사 때 이미 진가를 발휘했다고 한다. 당시 시신의 신원확인을 위해 파견된 한국 경찰관들은 고온처리기술을 이용해 시신 18구 중 17구의 신원을 확인했다.
쓰나미 피해자가 발생한 나라 가운데 지문인식만으로 시신의 신원을 확인한 것은 한국이 유일하다. 이 때문에 이탈리아 경찰관들은 한국의 신기술을 배우기 위해 한국 지원팀을 방문하기도 했다.
경찰청은 이 기술에 대해 특허를 신청하고 27일부터는 수사에 도움이 되도록 일선 경찰에도 보급할 예정이다.
한편 경찰은 25일 경기대 경찰행정학과 학생 등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기 과학수사 체험학교를 열었다. 이날 교육은 범죄현장에서 지문을 채취하는 방법, 내 지문 알아보기, 몽타주 그려보기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체험학교는 과학수사센터 홈페이지(www.kpsi.go.kr)를 통해 신청하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과정을 수료하면 ‘명예과학수사요원 증서’가 발급된다. 체험학교는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 열린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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