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에서 ‘에너지 주권’ 문제로 수도 라파스가 마비상태에 빠지는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볼리비아는 남미에서 베네수엘라에 이어 두번째 많은 천연가스를 지닌 자원 강국. 그러나 에너지 주권 문제로 정부와 의회, 노조가 2년째 대립하며 정국은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CNN 등 외신들은 25일 “베네수엘라에 이어 남미에서 또 좌파 정권이 들어설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볼리비아의 노동자 원주민 등 야권은 석유ㆍ천연가스 산업의 국유화, 천연가스 생산지인 산타 크루스 주의 자치권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유가폭등 속에서도 볼리비아의 수입이 늘지 않는 것은 다국적 기업의 폭리 때문으로 보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볼리비아에 진출한 브라질 국영석유회사 건물에서 다이너마이트가 폭발하기도 했다.
의회는 외국기업이 천연가스 개발로 얻는 수익금에 대한 세금을 18%에서 32%로 인상하는 법안으로 무마하려 했지만 오히려 기름을 붓는 결과를 가져왔다.
카를로스 메사 대통령은 외국기업의 투자위축을 초래한다며 세금인상은 물론 국유화 주장에도 반대하고 있다. 메사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법안이 의회에서 재논의에 들어가자 야권은 라파스로 집결해 연일 격렬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제헌의회 구성과 메사 정권의 퇴진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메사 대통령은 “야권 시위의 배후에 정부 전복음모가 있다”고 강경한 입장이다.
볼리비아 노동자 원주민 등은 2003년에도 이 문제로 친미 기업가 출신인 곤살로 산체스 데 로사다 대통령을 축출한 바 있다. 당시 부통령이던 언론인 출신의 메사가 이 때 대통령직을 승계했다.
이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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