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담도 개발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김재복 씨가 경남기업으로부터 120억원을 빌려 싱가포르 투자회사인 ECON에 지급, ECON의 자회사이자 행담도개발㈜의 지배 주주인 EKI의 지분 58%를 인수한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감사원 등에 따르면 김 씨는 다른 기업의 돈으로 EKI의 대주주가 되고 행담도개발㈜ 사장으로 취임했으며 이어 도로공사의 지급보증으로 8,300만 달러의 채권을 발행, 회사 자본금을 880억원으로 증자했다.
이로 미루어 김 사장은 자신의 자금을 전혀 출자하지도 않은 채 자본금이 880억원인 회사의 사실상 주인이 됐고, 5,000여 억원의 행담도개발 사업까지 추진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경남기업이 김 사장에게 120억원을 지원한 배경이 추가 의혹으로 떠올랐다. 감사원은 이 돈이 경남기업이 행담도 개발 사업의 2단계 시공사로 선정된 데 대한 리베이트일 것으로 보고 구체적 경위를 조사중이다.
감사원은 특히 대통령 자문기구인 동북아시대위원회의 문정인 위원장이 행담도 개발 채권발행 과정에서 ‘지원의향서’형식의 추천서를 써 준 것과 관련해 문 위원장을 조만간 소환 조사키로 했다.
감사원은 또 지난해 9월 당시 강영일 건설교통부 도로국장도 같은 내용의 추천서를 써 준 사실을 확인하고 그 경위를 조사중이다. 감사원은 이날 오점록 전 도로공사 사장에 대한 조사를 벌였으며 손학래 도공 사장에 대한 조사 등을 거쳐 이르면 이 달 안으로 감사를 마무리한 뒤 오 전사장과 김 사장 등에 대해 검찰에 수사의뢰키로 했다.
감사원 등에 따르면 문 위원장은 행담도 개발을 추진중인 EKI의 해외채권 발행을 위해 지난해 9월 추천서를 써 줬다. 감사원은 김 사장이 채권을 발행하는 과정에서 이 추천서를 적극 활용한 것으로 보고 추가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문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9월 외자유치를 총괄하던 동북아위는 행담도 개발사업이 서남해안 개발사업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 따라 외자 유치촉진을 위해 지원의향서를 발급했다”고 밝혔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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