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이 24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재임 중 첫 거부권 행사 경고에도 불구하고 ‘줄기세포 연구 증진법안’을 통과시켰다.
하원은 이날 격렬한 찬반 논의 끝에 인간 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연방예산 지원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의 법안을 찬성 238표, 반대 194표로 가결했다.
다수당인 공화당 의원 50명이 찬성표를 던져 과반수 218표를 넘겼다. 그러나 찬성표가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원천 봉쇄할 수 있는 재적의원 3분의 2선에 미치지는 못했다.
이 법안 통과는 이른바 ‘생명의 문화’의제에서 보수적 입장을 고수해온 부시 대통령에 대한 도전이다. 동시에 황우석 교수 연구결과 발표 이후 미국에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관심이 커졌음을 반영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2001년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예산 지원의 문호를 개방하면서 이미 국립보건원(NIH)에 등록된 78개의 인간배아 줄기세포주 이외의 다른 연구에 대한 지원을 금지하는 등 엄격한 제한을 두었다. 이번 법안은 예산 지원이 가능한 연구 대상 배아 수를 8,000개로 늘렸다.
부시 대통령은 하원 표결 직전 백악관 기자회견에 인공수정란에서 태어나 다른 가정에 입양된 어린이들과 함께 나타나 “이 법안은 새로 태어날 생명을 파괴하도록 자극함으로써 우리에게 결정적인 윤리적 선을 넘어서도록 만들 것”이라면서 거부권을 행사할 뜻을 비쳤다.
남은 관건은 상원이다. 하원 표결 직후 알렌 스펙터(공화), 톰 하킨(민주) 상원의원은 “줄기세포 연구에 관한 논의를 상원도 즉각 시작할 때”라고 촉구, 유사 법안의 상원 통과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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