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로 소비자들이 새 차 구입을 미루면서 10년 이상된 고령(高齡) 승용차가 4대 중 1대꼴로 늘어났다.
24일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4월 현재 등록된 승용차 1,076만 여대 중 10년 이상된 차량은 260만6,000여대로 전체의 24.3%에 달했다. 10년 이상된 승용차는 2002년 7월만 해도 전체 등록차량 942만여대 가운데 10.8%(102만6,000여대)로 10대 중 1대 꼴에 불과했다.
그러나 점점 비율이 높아져 지난해 3월 전체 등록대수의 20.2%를 차지, 5대 중 1대꼴로 증가했으며 1년여만에 다시 4대 중 1대꼴로 늘었다.
15년 이상된 초고령 승용차도 2002년 7월 전체 등록대수의 0.4%(4만2,000여대)에서 지난해 3월 1.1%(11만여대)로 높아진 데 이어 13개월 만에 1.6%(29만7,437대)로 급등했다.
반면 2년 미만 새 차는 2002년 7월 176만3,000여대에서 4월 134만9,000여대로 오히려 감소하면서 비중이 18.7%에서 12.5%로 낮아졌다. 신차 판매량도 2002년 122만5,000대에서 지난해에는 85만7,000대로 30% 급감했다. 이에 따라 평균 차령(車齡)은 1996년 3.8년에서 99년 4.9년, 2003년 5.9년, 2004년 6.3년 등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지난해 6년을 넘어섰다.
이처럼 10년 이상된 고령 차량이 급증한 것은 자동차의 성능이 개선된 덕도 있지만 내수침체가 길어지면서 소비자들이 웬만해서 노후 차량을 새 차로 바꾸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2년 미만 승용차의 절대 대수가 감소한 것은 심각한 내수부진을 반증한다”며 “그러나 교체수요가 그만큼 잠복돼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어 경기 회복과 신차 출시가 맞물리면 수요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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