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마거릿 대처’로 불리는 기독교민주연합(기민련)의 앙겔라 메르켈(51) 당수가 올 가을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될 것인가에 유럽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집권 사민당이 39년 만에 텃밭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 의회 선거에서 패하면서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9월 조기총선이라는 승부수를 던진 23일 메르켈은 기민련 총리 후보로 내정됐다.
현재 여론상황이 이어진다면 메르켈의 승리가 유력시된다. 주 의회 선거 직후 실시된 여론 조사에서 제1야당인 기민련은 46%의 지지를 얻어 29%에 머문 사민당을 압도했다.
영국 BBC를 비롯한 외신들은 메르켈이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이자 최초의 동독 출신 총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물리학 박사인 그는 독일 통일 2개월 전에 기민련에 합류했다. 통일 직후 헬무트 콜 당시 총리가 그를 동독 출신 발탁 케이스로 여성청소년부 장관으로 임명하면서 입지를 굳혔다.
강하고 확신에 찬 모습과 정치스타일 때문에 ‘독일의 대처’, ‘철의 여인’등의 별명을 얻었다. 정책면에서도 감세와 노동시장 유연성 확대, 사회보장제도 수술 등 영국병 치료를 위해 대처가 내세웠던 강력한 보수 개혁안과 많이 닮았다. 그러나 동성애 문제나 낙태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는 중도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촌스러운 머리 스타일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고, “지루하다”라는 인물평도 있다. 그러나 동독 출신으로 유일하게 보수 야당인 기민련 고위직에 오른 저력은 무시할 수 없다.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