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24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북핵 문제 등을 논의했다.
두 사람의 면담은 이날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약 40여분 동안 비공개로 진행됐다. 핵 문제는 (나쁜 ??향으로 가는)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에 인내심을 갖고 대처하는 것도 좋지만 중국이 보다 빨리 적극적인 역할을 해 달라”고 거듭 요청하면서 “6자 회담 재개를 위해선 북한과 가장 신뢰의 관계에 있는 중국이 북한에 믿음을 주는 중재자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또 “한국과 중국이 손을 잡고 ‘공영의 동반자’의 관계를 설정, 경제와 외교 및 문화, 과학기술 분야에서 교류를 강화해 동북아시아의 발전을 이루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표와 후 주석은 시종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누었으며, 박 대표는 면담 후 은으로 만든 구절판을 후 주석에게 선물했다.
이에 앞서 후 주석은 인민대회당 복건청에서 박 대표를 맞으며 “박 대표를 만나게 돼 매우 기쁘다”며 “박 대표의 중국 방문은 중국 공산당과 한나라당의 상호 이해와 친선을 돈독하게 하고, 중ㆍ한 관계 발전과 전면적인 협력ㆍ동반관계 고취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박 대표는 중국어로 “반갑습니다”라고 인사한 뒤 “4년만에 중국에 다시 와 큰 발전과 변화를 보고 중국의 무한한 잠재력과 국민의 열정, 그리고 13억 중국인을 이끄는 후 주석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답했다.
이날 박 대표와 후 주석의 면담은 한나라당이 5월 초 중국 공산당을 통해 둘의 만남을 요청했고, 중국 측이 흔쾌히 수용해 성사됐다. 한나라당은 “중국이 박 대표를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판단했다는 증거”라고 자평하는 분위기다.
또 박 대표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점도 후 주석의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중국에서 성공적으로 국가 경제 부흥을 이룬 지도자의 모범으로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얘기들이다.
실제로 박 대표가 23일 중국 도착 이후 만난 고위 인사 중 일부는 박 전 대통령을 화제로 올렸다. 탕자쉬안(唐家璇) 국무위원은 23일 “포항제철소 등을 둘러보며 박 전 대통령이 어떤 인물인지 궁금했다”며 “지난해 한나라당 대표 경선을 지켜 보면서 그의 딸인 박 대표가 이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베이징=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