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가 최근 F1국제자동차경주대회 유치를 전격 포기한 것을 놓고 도의 정책결정 과정을 질타하는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F1 유치는 지난해 6월 김태호 지사 취임 이후 뜨거운 감자였다. 김 지사는 선거공약에서는 ‘유치 포기’를 표명했다가 취임 이후 각계에서 필요성을 제기하자 ‘유치 검토’로 선회했다.
지난달 타당성 용역보고 당시에는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큰 만큼 반드시 대회를 유치해야 한다”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으며 나아가 “국비 지원이 여의치 않으면 지방채 발행을 통해서라도 대회를 유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랬던 그가 최근 “무리한 사업 추진에 따른 문제들을 사전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는 명분을 내걸고 김채용 행정부지사의 입을 빌어 공식적으로 유치 포기를 선언했다.
F1 유치 포기로 도의 행정력 낭비는 물론 대외 신인도가 크게 실추됐다. 경남도는 F1을 올림픽, 월드컵과 더불어 ‘빅3’로 부르며 대회 유치를 위해 2003년 FOM(포뮬러 원 매니지먼트)와 MOU를 체결하고 전담팀까지 신설하며 ‘올인’해왔다. 전임 지사는 해양수산부로부터 신항만 준설토투기장 40만평을 F1경주장 부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양해각서까지 받아놓은 상태다.
그러나 막상 경남도의 유치 포기 선언은 타당성 용역보고 후 토론회나 공청회 등 여론수렴 절차도 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김 지사 취임 이후 경남도의 ‘갈팡질팡’ 정책결정은 비단 F1 뿐만이 아니다. 김 지사는 호화 아파트 관사와 리무진 관용차 도입을 섣불리 추진하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두 손을 들기도 했다. 또 10년간 경남도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던 노란색 택시도 전격 폐지해 논란을 빚었다.
지난해 선거 당시 패기의 40대 후보에게 기대와 믿음을 보냈던 도민들은 김 지사의 갈 지(之)자 행보가 이쯤에서 그치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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