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와 결부된 일화 하나가 눈에 띄었지요. 독일에서 안락사를 두고 의사와 주교님 간에 논쟁이 벌어졌답니다. 고통 속에서 죽음을 갈구하는 환자들에게 독극물을 주사해 온 의사가 말했지요.
“나는 수백 명의 사람을 죽였습니다. 그러나 나의 행위는 그 사람들을 고통으로부터 구원해 준 것입니다. 나는 행복하게 죽어간 그들에 대해 어떠한 죄책감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죽어가던 그들도 나에게 감사의 마음을 가졌습니다. 나는 누구도 하기 싫어하는 일을 했고, 그 행위의 발로는 자비였습니다.”
주교님은 의사에게 다음과 같이 반박했습니다. “나의 어머니는 암에 걸려 돌아가셨습니다.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격렬한 고통, 어머니는 그 희망도 없는 통증 속에 살다 가셨습니다. 주교의 권위로도 나는 아무 것도 해줄 수 없었습니다. 어머니의 고통을 바라보는 나는 죄인이었습니다. 어머니의 고통은 나의 고통으로 전이되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내게 말했어요.
“아들 주교님, 희망 없는 에미 생각으로 너무 고통스러워 하지 말아요. 이 어미는 암에 걸려서야 내 아들을 찾을 수 있었어요. 늘 바쁘신 나의 아들 주교님과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잖아요. 사랑을 찾고 내 생의 가장 행복한 시간을 찾을 수 있었어요. 가장 고통스러웠던 내 삶의 마지막 부분이 내겐 가장 소중한 시간이었던 것이에요.”
주교님이 의사에게 질문했답니다. “당신은 당신의 어머니가 암에 걸렸다면 당신이 어머니와 같이 해야 할 소중하고 행복한 마지막 시간을 접어두고 어머니에게 독극물을 주사해서 안락사시키겠습니까?” 그 의사는 대답을 하지 못했답니다.
어쩌면 삶은 해내야 할 숙제가 아니라 말 그대로 ‘살아가야 할’신비일 것입니다.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진정한 행복은 바로 마음 속에 있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사랑하며 소중한 이 시간을 가꾸어갔으면 해요. 오늘이 내겐 전부인 것처럼. 내일도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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