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증시를 주도할 정보기술(IT)주와 금융주를 선점하라.’
24일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이 2년 만에 코스닥시장에 추월 당할 정도로 관망세가 팽배하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13일째 전기전자 업종을 순매수하고 있다. 당연히 최근 전기전자 업종지수 상승률은 종합지수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외국인은 비록 최근 이틀 연속 금융업종을 순매도했지만, 이달 들어 순매도한 날이 모두 4일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금융업종도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외국인들의 IT 및 금융주 순매수는 하반기 업종별 경기 전망을 고려한 중장기적 선취매 성격이 짙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수출경기는 계속 둔화하는 반면 내수경기는 속도가 늦긴 하지만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고, 수출주 중에서도 IT주는 올 하반기에 이익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의 향방을 가늠하고 외국인들의 매수 열기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 여부를 결정짓는 것은 결국 향후 경기에 대한 시각”이라고 전제한 뒤, “원화기준 수출증가율이 2월부터 3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는 점을 볼 때 원화 강세에 따른 수출기업들의 채산성 악화 요인은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 IT주의 경우 하반기 경기 사이클의 상승 전환이 예상돼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내수경기다. 1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7%에 그쳤지만, 민간소비 성장률이 미진하나마 마이너스에서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섬에 따라 내수 회복 기대감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도 이 같은 구도에 주목할 것이므로 하반기를 대비하는 1순위는 IT주임에 분명하고, 금융주에 대한 관심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증권 유승민 연구원도 IT와 은행주의 역할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 연구원은 “기술적으로 IT와 은행업종 모두 추세 반전의 주요 기준선인 제2고점에 근접해 있다”며 “따라서 종합지수가 저항선인 950선과 1,000선을 돌파하고 단기 약세추세를 벗어날 수 있는지 여부는 이 두 업종의 선도적 역할에 좌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외국인 매수세가 IT와 은행업종에 집중되면서 거래량이 계속 줄고 있어 중장기적 저가 매수는 괜찮지만 단기 관점에서 추격 매매는 위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미래에셋증권 한정태 연구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국내 9개 상장은행(지주사 포함)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22% 증가한 6조6,000억원으로 사상 최대가 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내수경기가 회복될 가능성이 큰 만큼 은행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순이익과 경상이익 역시 올해보다 각각 18%와 18.6%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은행들의 실적개선은 카드사 부실 정리와 가계 및 중소기업 대출 충당금 부담 완화, 구조조정 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덕분이다. 한 연구원은 “앞으로 은행주에 대한 평가는 누가 리딩뱅크가 될 것이냐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며 “신한지주와 국민은행이 이익 창출과 기업관리 능력에서 리딩뱅크로 도약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예상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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