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부터 5박 6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 중인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24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다.
전여옥 대변인은 23일 “24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박 대표와 후 주석의 면담이 예정돼 있다”며 “면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100%”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 자리에서 북핵 문제에 대한 한나라당의 입장을 설명하고, 북한의 핵 포기를 위해 중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을 포함한 국가 정상이 상대 국의 야당 지도자를 만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어서 후 주석의 면담 수용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전 대변인은 “반신반의하며 중국 공산당 측에 후 주석과의 면담을 요청했는데 오히려 중국 쪽이 적극적으로 나와서 우리도 놀랐다”고 말했다.
김하중 주중 대사도 이날 한나라당 방중단과의 오찬에서 “중국 측이 자발적으로 박 대표를 만나고 싶어 했다”며 “후 주석이 그만큼 박 대표의 방문에 큰 의미를 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박 대표에게 최고급 의전용 리무진을 내 주고 교통 통제를 해 주는 등 총리급 예우를 해 주었다.
1997년 이회창 전 신한국당 대표도 방중해 장쩌민(江澤民) 주석을 만났으나, 그때 신한국당은 집권당이었다.
이를 두고 방중단 주변에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중국에서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의 개발 드라이브가 중국 경제성장의 자극제이자 모델이었다는 사실이 자연스럽게 박 대표에 대한 중국 지도층의 호감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한 당내 인사는 “후 주석이 학생 시절부터 새마을 운동에 큰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고 말했다.
앞서 박 대표는 이날 오후 왕자루이(王家瑞) 대외연락부장과 면담한 데 이어 탕자쉬안(唐家璇)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해 북핵 문제와 6자 회담 재개 여부 등을 논의했다. 왕 부장은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명확한 입장은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 안정 그리고 북핵 폐기”라며 “2월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서도 이런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베이징=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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