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계 미술계에는 ‘그림에 투자하고 싶으면 옛 동독출신 화가들의 구상 회화를 사라’는 말이 돌고있다. 구 동독 사회에서 작업하고 독일 통일을 경험한 이들 ‘YGA(Young German Artist)’그룹은 자본주의의 유입과 격변에 따른 사회적, 심리적 혼란을 그림에 반영하고 있다.
이들의 그림은 어딘지 모르게 사회주의 냄새가 배어있어 설치나 비디오에 치중, 갈수록 상업화 하는 서구 미술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 코엑스 인도양홀에서 24~29일 열리는 ‘2005 한국국제아트페어(Korea International Art Fair)’는 독일의 유명화랑 알렉산더 옥크 갤러리 등 6개 화랑이 참가, 이들 YGA 그룹의 작품을 포함, 국내에서는 다소 생경한 독일 작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한국화랑협회 등의 주최로 올해 4회째를 맞는 이번 대회는 국제 갤러리, 갤러리 현대 등 한국화랑 86곳과 일본 스페인 프랑스 대만 중국 등 11개국 화랑을 합쳐 모두 126곳의 화랑이 참가하는 국제적인 미술작품박람회. 샤갈, 마티스, 피카소, 백남준, 앤디 워홀 등 대가들의 작품을 필두로 500여명의 작품 3,000여점을 선보인다.
알렉산더 옥크 갤러리는 손바닥 크기의 미니 그림을 탄생시킨 작가로 잘 알려진 재미작가 강익중, 시간의 흐름과 인물의 움직임을 담아내는 재독사진작가 천경우, 남자가 속옷만 입고 웃는 모습을 만화처럼 그리는 등 기발한 발상의 중국작가 위에민준(岳敏君) 등 동양 작가 6명의 작품을 들고 나오고 나머지는 화랑들은 독일 작가 작품을 가져온다.
저그 바젤리츠, A.R.펑크, 게르하르트 리히터 등 독일 작가들의 인물회화작품 40여점이 출품되는 ‘독일현대미술전’과 한국과 독일 작가 10여명이 함께 참여해 펼치는 ‘디지털 미디어 아트’가 특별전으로 열린다.
개막일인 24일에는 독일의 유력 일간지 디벨트의 미술전문기자와 독일 3대 화랑중 하나인 마이클 슐츠 갤러리 대표 등으로부터 독일 현대미술과 미술시장에 대한 동향을 들을 수 있는 포럼도 개최된다.
한편 이번 행사는 정부가 올해 시작한 ‘미술은행(Art Bank)’을 위한 첫 작품 구매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술은행은 정부가 신진작가 발굴 및 육성을 위해 30~40대 작가의 작품을 구입, 수수료를 받고 미술관 등의 전시시설에 대여하는 제도. 정부는 올해 예산 25억원중 1억~1억5,000만원을 들여 이번 행사에 나온 작품을 구입할 예정이다. (02)6000_2501
조윤정기자 yj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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