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2일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뉴욕의 북미 접촉(13일)을 확인하면서 “때가 되면 입장을 미국에 공식 전달할 것”이라고 밝힌 것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북한의 6자회담 복귀 결정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기대 섞인 관측도 있고, 시간 끌기 전략이라는 비평도 있다.
일단은 긍정적 조짐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미간 접촉 창구가 열려 있고 양측이 입장을 정리 중인 상황에서 북한이 뉴욕접촉 사실을 재차 확인했다는 형식 자체가 의미가 있다”며 “6자회담에 나오는 쪽으로 무게가 실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답변을 곧 주겠다”고 밝힌 대목도 판을 깰 때 사용하는 어법이 아니라는 점에서 전망을 밝게 한다.
특히 북한과 미국이 이 달 초부터 진행된 양자 접촉을 주고받기 식으로 공개하는 모양새도 긍정적이다. 북한이 지난 8일 외무성 대변인 발언을 통해 북미 접촉을 제기하자 미국은 13일 조지프 디트러니 국무부 대북협상 담당 대사를 뉴욕 북한대표부에 보냈고, 미 국무부가 19일 북미 접촉을 확인해주자 22일에는 북한이 이를 재확인했다.
명분을 중시하는 과거 북한의 행태를 볼 때 차츰 복귀 수순을 밟아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가능하다. 내용적으로 미국은 ‘북한 주권국가 인정’과 ‘불침(不侵) 의사’ 등 북한이 원하는 말을 해주었고 형식적인 측면에서도 먼저 찾아가는 ‘예우’를 해주었다. 북한의 체면을 세워준 것이다. 북한이 이런 미국의 성의를 받아 6자회담 복귀를 위한 모양새 갖추기를 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물론 북한이 지연작전을 구사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있다. 북한 외무성은 22일 “미국의 태도를 주시하겠다”며 해들리 미 백악관 안보담당 특별보좌관과 라이스 국무장관의 북한 관련 발언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 외무성 발표는 미국을 재차 압박하며 진심을 확인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며 “북한이 얻고자 하는 것을 모두 챙기지 못했기 때문에 6자회담에 깜짝 복귀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낮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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