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을 비롯해 한국 원정에 나선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제니퍼 로살레스(필리핀) 등 ‘빅4’의 결장. 이 기회를 틈타 3일 연속 단독 선두를 달린 김초롱을 포함해 우승경쟁에 뛰어든 한국 선수 만 6명. 하지만 한국 낭자군단은 시즌 10개 대회 만에 찾아온 절호의 우승 기회를 미국의 여고생 골퍼에게 빼앗겨 버렸다.
23일(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뉴로셀의 와이카길골프장(파71ㆍ6,161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사이베이스클래식 최종라운드. 우승컵의 향방은 마지막 18번홀(파5)에 가서야 갈렸다. 17번홀까지 합계 5언더파로 공동 선두를 달린 박희정(CJ)과 폴라 크리머(19ㆍ미국)는 나란히 3온에 성공했지만 홀까지는 다소 먼 거리. 이날 4언더파의 맹타(합계 5언더파)를 뿜어내면서 공동 선두에 올라 연장전을 바라보게 된 장정의 얼굴에도 화색이 도는 듯 했다.
하지만 박희정이 10m 거리의 퍼트를 놓친 것과는 달리 6m를 남겨놓은 크리머의 버디퍼트는 야속하게도 끝에서 살짝 멈췄다가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마지막 희망은 전반에만 4개의 보기를 범하며 선두에서 2타차로 밀려난 김초롱. 그러나 이글을 노린 김초롱의 세컨드샷은 그린 옆 벙커로 향하고 말았다. 또 한번 뒷심 부족을 드러낸 한국 선수들은 6명이 톱10에 대거 진입한 데 만족해야 했다.
2003년 US여자아마추어챔피언십과 지난해 US여자주니어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퀄리파잉스쿨을 수석으로 통과한 크리머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졸업선물(우승상금 18만7,500달러)이었다. 사상 두번째 최연소 우승자가 된 크리머는 졸업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번 주말 열리는 코닝클래식을 불참할 예정이다.
김병주 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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