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가까이 끌어온 국회 정보위원장 교체문제가 결국 없던 일이 됐다.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이 내년 이맘때까지 계속 정보위원장을 맡기로 한 것이다. 김원기 국회의장의 축하 난을 받는 등 한때 내정단계까지 갔던 배기선 의원은 물론 그 자리를 강하게 희망했던 신기남 전 의장이 모두 물을 먹은 셈이 됐다.
여당 대표가 정보위원장을 맡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 더구나 문 의장은 국정원에서 국내 파트를 총괄하는 이상업 제2차장의 손위 처남이어서 국정원을 감시ㆍ견제해야 하는 정보위의 수장으로는 적절치 않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이런 결론이 내려진 것은 배 의원과 신 전의장이 서로 하겠다고 나서는 바람에 지도부가 한 쪽 손을 들어주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문 의장은 경선당시 자신의 선대본부장이던 배 의원을 밀었으나, 원내 인사권을 쥔 정세균 원내대표는 신 전의장을 선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투 톱 간 신경전이 벌어지면서 의원들도 양쪽으로 나뉘는 등 분란 양상마저 빚어졌다.
이와 관련, 한 고위당직자는 22일 “배 의원으로 하자니 반대의사를 밝힌 야당의 공세가 부담스럽고, 딴 사람으로 하자니 마치 배 의원에게 비리가 있어 못시키는 것처럼 비쳐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배 의원은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와 관련한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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