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체육회 이인규 사무처장의 “적절치 못한 처신”과 이를 용인한 김진선도지사의 결정을 둘러싼 파문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이처장은 독도문제로 반일감정이 치솟고 있던 4월말 일본 돗토리현 체육회 간부와의 강릉 회식자리에서 부하직원에게 일본인에게 무릎을 꿇고 형님으로 모시도록 강제했으며, 수치심을 참지 못한 이 직원이 동료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특히 18일 열린 체육회이사회에서 강원도체육회장으로 절대적 인사ㆍ재정권을 장악하고 있는 김진선 강원도지사가 이처장의 퇴임을 주장하는 일부 이사를 회의장소란을 이유로 퇴장시킨 뒤 거수표결로 이처장을 유임시키자 일부 인사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김지사는 “일본인들이 너무 정중하게 대해 예의차원에서 한 일로 처장직을 내놓을 만큼 중대한 일이 아니었다”며 “공개적으로 엄중 경고하겠다”고 말했다.
최모 부회장은 “이미 도지사가 이처장의 재신임을 결심했고, 이사진 대부분이 이처장의 측근이라 동의안 자체가 의미없는 일”이라며 “도민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는 사람을 재 신임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원로체육인인 임모 부회장은 “시ㆍ군 체육회 사무국장협의회 등 많은 사람들이 반대하는 이처장의 재임명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대하다 퇴장당했다. 박영권 시ㆍ군체육회사무국장 협의회장은 “이처장 사건 일체를 전국 체육인들에게 알리겠다”고 말했다. 대한체육회는 20일 사건일체를 보고하라고 강원체육회에 지시했다.
경기종목별 실무책임자인 전무이사들이 전무이사협의회에서 속속 탈퇴해 22일부터 여론수렴에 나서고 있다. 체육계 원로모임인 교친회도 조만간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한편 이처장의 유임에 대해 “내년 선거를 앞둔 정치적 결정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처장과 김지사는 평소 두터운 신뢰관계를 형성해왔으며, 이처장이 10년 넘게 사무처장직에 있으면서 시ㆍ군 체육계에 쌓아 놓은 인적네트워크의 활용가치가 작용하지 않았느냐는 분석이다.
강원도는 강원도체육회 예산으로 지난해 말 45억원을 확정한데 이어 최근 25억원을 추가했다. 춘천시 후평1동 유모(51ㆍ회사원)씨는 “처장의 역사관이나 처장의 처신을 용인하는 도지사의 의식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네티즌 ‘거북선’은 “도지사의 정치적 포석으로 인해 발생한 일이니 김 지사가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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