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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수다가‘전통문화 지킴이’로

입력
2005.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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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국가기관에서만 문화재를 복원하고 역사를 바로잡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아줌마들이 힘을 모아 전통문화를 아끼고 보존하는 데 관심을 일깨웠다는 점에서 자부심이 듭니다. 사직단 복원 문제가 한 사례이지요.”

‘전통문화 지킴이’를 자처하고 나선 아줌마들의 활약이 드세다. ‘훌륭한 고전의 세계를 오늘에 올바르게 이룩한다’는 뜻을 담은 사단법인 예올은 2002년 6월 17일 각계각층의 아줌마들이 모여 만든 단체다. 사실 보통 아줌마는 아니고 한 가닥씩 하는 ‘사모님’이 많다. 이 모임은 2001년 주부 대여섯 명의 수다에서 비롯됐다. 주로 외국 유학을 한 여성들이 너무나 황폐해 있는 국내 유적지들을 보고 이럴 수는 없다고 의기투합한 것이다.

면면이 화려하다. 장명수 한국일보 이사, 김정국 서울외국어대학원대학교 총장, 이성미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정형민 서울대 동양화과 교수(고문), 사진작가 주명덕씨, 김홍남 국립민속박물관장, 소설가 심상대 윤후명씨 등 200여명이 문화유산 보전 사업이라는 취지를 함께 하고 있다. 김여수 전 유네스코 사무총장의 부인인 박선희씨가 회장을 맡고 있고, 정몽준 의원 부인 김영명씨,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 부인 김영자씨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박선희 회장은 2003년 6월 ‘서울 사직단의 역사성 회복을 위한 제안’이란 포럼을 개최한 것이 큰 업적이라고 말했다. “사직단은 임금이 여러 번 제사를 지내는 농경사회의 가장 큰 행사가 벌어진 곳입니다. 일제 때 동물원으로 전락한 창경궁도 제 모습을 찾았지만 사직단은 여전히 당시의 모습을 되찾지 못한 상태입니다. 제기창고나 악기고, 악사들이 대기하던 곳 등이 다 없어졌고 농구대, 한때는 수영장까지 있었지요. 결국 우리가 전문가에 용역을 의뢰해 문화재청과 서울시에 제출했고 차츰 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예올은 우리 것을 외국인들에게 알리는 역할도 한다. 2003년부터 주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강의 시리즈(Yeol Lecture Series) 등 교육 프로그램을 개최한다. 주한 미국 대사 부부 등 많은 외교 관계자들이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리는 강의에 참여하고 있다.

적극적으로 모임에 참여하는 회원은 30여명. 매주 화요일 만나서 강의를 듣고 식사도 하니 마실과 같은 기능도 하는 셈이다. 매달 첫째 화요일은 영어 강의. 둘째 주는 우리말 강의, 셋째 주는 국내의 조그만 박물관을 순례하고, 넷째 주는 사직단에 가서 잡초 뽑기를 한다. 강의 주제는 ‘조선시대 선비정신’같은 것들이다.

예올은 23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중구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후원의 밤’을 개최, 전통문화 지킴이로서의 각오를 새롭게 했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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