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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하락 영향 국내·해외소비 양극화 심화/ 국내서 쓸 돈 해외 퍼준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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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하락 영향 국내·해외소비 양극화 심화/ 국내서 쓸 돈 해외 퍼준 셈

입력
2005.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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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하락의 영향으로 국내소비와 해외소비의 양극화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떨어짐에 따라 그렇지 않아도 작은 국내 소비지출의 ‘파이’를 해외소비가 급속도로 잠식하고 있다.

23일 삼성경제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국민들이 해외에 나가서 쓰는 국외소비와 내수용 소비재 수입액을 합친 ‘해외소비’는 사스(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여파로 해외관광이 사실상 봉쇄됐던 2003년 2·4분기(-6.7%)를 제외하곤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소비는 사스 파장이 가라앉은 2003년 3·4분기 1.2%로 회복된 이래 작년 4·4분기까지 1년반째 오름세를 이어왔으며, 올 1·4분기에도 같은 추세가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

통상 해외소비는 국외에서 소비된 부분을 뜻하지만, 여기선 내수용 소비재 수입액까지 합침으로써 관광이든 수입이든 실질적으로 소비를 통해 돈이 나라밖으로 빠져나간 것을 의미한다. 환율이 떨어져 미국 달러에 비해 우리 원화의 돈 가치가 높아짐으로써 해외관광 비용이 저렴해지고, 수입제품 가격 역시 하락하게 돼 해외부문의 씀씀이가 커지게 된 것이다.

반면 전체 가계소비에서 해외소비를 뺀 ‘국산소비’는 2003년 2·4분기부터 작년 4·4분기까지 7분기째 마이너스 행진중이다.

연구소는 “과거엔 환율이 하락하면 전체적인 구매력이 늘어 해외소비는 물론 국산소비도 함께 늘어났지만 최근엔 구매력 증가분이 유가로 대부분 상쇄된 데다 가계부채 조정과 소득 양극화 등 문제로 인해 국산소비는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환율하락이 해외구매력만 높여, 결국 국내소비를 더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외 소비의 양극화는 교육비 지출에서 잘 드러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4분기 가계의 국내 교육비 지출액은 4조4,65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0.4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학교 등록금이나 기성회비 같은 공교육비는 경기흐름과 상관없이 일정수준이 유지되기 때문에 교육비 지출액 감소분은 대부분 학원비나 과외비 같은 사교육비쪽에서 축소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계의 교육비지출액은 작년 2·4분기 -0.33%를 시작으로 4분기째 계속 마이너스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국내 교육비 지출감소세와는 대조적으로 해외 교육비지출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해외유학이나 연수비용으로 지출된 돈은 작년 1·4분기 33.5%의 증가율을 나타냈으며, 1,000원대를 위협하는 환율하락이 본격화한 작년 4·4분기엔 무려 57.8%에 달했다. 금년 1·4분기에도 해외 교육비지출 확대추세는 계속 이어져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6.7%나 급증했다.

교육 의료 관광 등 소비유도를 위한 국내서비스 인프라가 근본적으로 재정비되지 않는다면 환율하락은 국내소비를 더 위축시키고 돈의 해외증발만 촉진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 올 해외카드 사용건수 작년보다 13% 늘어

우리나라 여행객들의 해외 카드 사용액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비씨카드에 따르면 올해 1~4월 비씨카드 해외 사용건수는 총 149만건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2.8%나 늘어났다. 원화 기준 사용액도 지난해 동기보다 1.2% 늘어난 2,626억원을 기록했다. 달러화로 환산할 경우 2억3,286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증가율이 6.9%에 달했다.

달러 기준 해외 사용액은 1월 5,867만 달러에서 계절적 비수기인 2월 5,407만 달러로 줄었다가, 3월 5,948만 달러, 4월 6,062만 달러로 다시 늘어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증가율은 1월 1.8%, 2월 3.9%, 3월 8.1%로 계속 늘어나다가 4월에는 13.9%로 급증했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해외 여행객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다 원화 가치의 평가절상으로 구매력이 확대되면서 여행객들의 해외 씀씀이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고 분석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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