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유년 시절 이솝 우화 ‘개미와 베짱이’를 읽으며 ‘젊었을 때 놀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면 추운 겨울에 따뜻한 집에서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열심히 일을 해도 내 집 마련에 10년 이상 걸리고, 자녀 교육비도 모자라 맞벌이를 해야 하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노후를 준비하는 것은 사치에 가까울 수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총 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 비율이 7%를 넘으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이면 고령 사회, 20%를 넘으면 초고령 사회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2000년에 이미 고령화 사회(7.2%)로 접어 들었다. 국가와 기업, 그리고 개인이 노후 준비를 함께 분담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국가와 기업에 자신의 노후 보장을 기대할 수 없는 현실에서 역시 믿을 것은 본인 자신일 수밖에 없다.
고령화 사회의 진전에 따라 은퇴시기도 점차 늦춰지겠지만, 현재로선 27세까지 교육을 받고 55세까지 경제 활동을 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렇다면 30년 동안 벌어서 자녀 교육을 시키고 내 집 마련하고, 또 은퇴 후 20~30년간의 노후 자금까지 준비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래서 노후 준비는 장기적인 플랜을 갖고 일찍 시작하는 것이 좋다. 노후를 준비하는 방법은 연금, 임대 부동산, 평생 일할 수 있는 직업 등 다양하다. 이 중에서도 기본 생활비를 고정적으로 마련할 수 있는 연금보험 등 금융상품은 필수적이다.
연금보험은 크게 최저 금리를 보장하면서 매월 금리가 변동되는 연금보험(금리 연동형)과 보험과 투자상품을 결합한 형태인 변액연금보험 등 두 가지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연금보험은 안정적인 자금 운영이 가능한 반면, 장기 가입에 따른 통화가치 하락의 단점이 있다. 또 변액연금보험은 투자수익으로 인플레이션을 헷지(Hedge)하는 기능이 있지만, 투자 실적에 따라 원금을 손해 볼 수도 있다. 따라서 어느 한쪽만을 고수하기 보다는 두 가지 상품에 일정한 비율로 분산 가입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아무리 좋은 생각일지라도 실천하지 않으면 시간 낭비에 불과하다. 자녀가 남에게 뒤떨어지지 않도록 뒷바라지 하는 것도 훌륭한 자녀 사랑법이겠지만, 준비된 노년을 맞이해 사랑하는 자녀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것 또한 어른들의 책무일 것이다.
탁현심 신한은행 PB 서울파이낸스센터 팀장 shbpbtak@shinhan.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