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내에 넘쳐 나는 달러를 적극적으로 퍼내는 방안의 마련에 착수했다. 원화 절상이 우리나라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져 가뜩이나 더딘 경기 회복속도가 환율 하락으로 추가로 지연되는 것을 막겠다는 복안이다.
22일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외환당국은 외환시장 수급조절을 위해 ▦해외투자 활성화 방안을 조기에 확정하고 ▦국민연금과의 원ㆍ달러 스와프 규모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며 ▦금융기관에 대한 외환보유액 대출을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고 ▦기업ㆍ금융기관의 외채 조기 상환을 권장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그러나 일정 규모 이상의 해외차입 신고제도는 계속 유지할 방침이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환율안정이 매우 중요하다는데 부처간 이견이 없는 상태”라면서 “그동안 정부의 양보할 수 없는 외환정책으로 굳어진 ‘달러 유입촉진, 달러 유출제한’ 기조를 바꿀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재경부와 한은을 중심으로 외환수급 구조를 변경하는 작업들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며 “이런 작업들이 완료되면 중국의 위안화 절상이나 달러화의 기조적 약세에 따른 원화가치 상승에 보다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된다”고 소개했다.
외환당국은 한은과 국민연금 간의 원ㆍ달러화 스와프를 가장 강력한 수급조절 방안으로 판단, 스와프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 금융기관들이 자율 판단에 따라 외환보유액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같은 맥락에서 검토하고 있다. 이밖에도 개인들의 해외 부동산투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기관투자가와 부동산펀드 등의 해외투자를 유도하는 내용의 해외투자 활성화 방안도 조만간 부처간 회의를 거쳐 확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는 외환 정책의 변화에도 불구, “기업들이 3,000만달러를 초과해 해외에서 차입할 경우 재경부에 신고하는 제도는 2011년까지는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행 제도의 유지는 단순 모니터링 차원이며, 자본 유출입에 대한 인위적 통제로 봐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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