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희ㆍ이승훈 선생 등 3ㆍ1운동 당시 독립선언문 작성에 가담한 인사들에 대한 일본 검찰의 수사기록이 공개됐다.
고려대 박물관이 2003년 기증받아 최근 전시에 들어간 이 자료는 3ㆍ1운동 2개월 후인 1919년 5월20일부터 일본 검찰이 작성한 400여쪽 분량의 조선총독부 ‘형사소송기록 제9권’으로 당시 독립운동 조직과 3ㆍ1운동 경위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A4용지 절반 크기인 기록물 표지엔 손병희 선생 등 47명이 피고인으로 기록돼 있으며, 이들은 보안법과 출판법 혐의로 조사를 받은 후 ‘내란죄’로 기소된 것으로 돼있다. 이승훈ㆍ함태영ㆍ송진우ㆍ현상윤ㆍ김세환ㆍ박인호 등 13명의 심문조서와 증인 대질신문 기록, 도쿄지법이 발부한 압수수색영장에 해당하는 문서도 포함돼 있다.
수사를 위해 압수(차압)된 목록 가운데는 일본의 한 일간지가 제출한 ‘손병희ㆍ이승훈 외 30인명의 조선독립에 관한 통고문 1책(冊)’이 있어 이 자료가 독립선언문 작성과 배포에 대한 수사기록임을 추정케 한다.
고려대 박물관 관계자는 “피고인 심문조서, 참고인 조서 등이 한자와 일본어가 뒤섞인 채 휘갈겨 씌어 있어 내용 판독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기록을 모두 판독해 내면 3ㆍ1운동 당시의 생생한 모습과 과정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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