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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메르세데스-벤츠 E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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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메르세데스-벤츠 E350

입력
2005.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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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350(사진)은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의 20여개 모델 가운데 가장 많이 판매되는 차다. 1억원에 가까운 가격(9,780만원)에도 불구하고 출시 한 달 만인 4월 76대가 팔리며 단숨에 수입차 판매 5위에 올랐다.

무엇이 E350을 메르세데스-벤츠의 베스트 셀링 모델로 만들었을까. 사실 E350을 타 보면 기존의 E320이나 E240 등 E-클래스와 겉모습이나 인테리어에서 달라진 점을 전혀 발견할 수 없다. 그러나 E350의 가속 페달을 밟아 보면 E350을 왜 E-클래스의 결정판이라고 하는 지 온 몸으로 느끼게 된다.

무엇보다 급가속시 기어 변속이 언제 이뤄지는 지 전혀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매끄럽고 부드럽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7단 자동 변속기를 기본으로 장착, 변속시 차량의 진동 및 소음을 최소화해준다. 엔진 스피드의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더 빠르고 더 민첩하게, 더 안락하고 더 편안하게 변속한다. 이 때문에 역동적인 운전에도 승차감이 탁월하다. 아무리 가속페달을 밟아도 흔들림이 없어 오히려 오기가 날 정도다.

가속 뿐 아니라 감속을 할 때도 7단 자동 변속기의 혁신적 기술은 진가를 발휘한다. 주행 상태에 따라 가장 적합한 변속 기어를 확인, 필요한 경우 기어 변속을 1단씩 하는 게 아니라 한꺼번에 2단씩 하도록 돼있다.

엔진도 훌륭하다. 배기량 3.5ℓ의 6기통 엔진은 6,000rpm에서 272마력을 자랑하고 2,400~5,000rpm에 이르는 폭 넓은 구간에서 35.7kgㆍm의 최대 토크를 유지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 도달 시간은 단 6.9초에 불과하고 최고 안전속도도 시속 250㎞나 된다.

그러나 이처럼 성능이 향상됐는데도 겉모습이나 인테리어를 전혀 바꾸지 않은 것은 오히려 아쉽다. 혁신의 효과를 반감시킨다는 느낌이다. 배기량을 감안하면 가격이 너무 높고 연비도 ℓ당 8.2㎞에 불과한 점은 흠이라고 할 수 있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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