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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공부야 놀자/ "엄마 일기쓰기 너무 지루하고 따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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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공부야 놀자/ "엄마 일기쓰기 너무 지루하고 따분해요"

입력
2005.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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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야, 일기 썼니?”, “엄마, 오늘은 뭘 써야 되지?”

이런 질문을 하는 어른이나 아이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은 까닭은 일기 쓰기의 즐거움을 깨닫지 못한 채 매일 의무적으로 써야 하는 글쓰기 숙제로 변해버린 현실 때문일 것이다.

아이가 일기를 잘 쓰기를 바라는 부모 마음은 모두 같다. 그런데 어떻게 하면 일기를 잘 쓸 수 있는지 제대로 안내도 해주지 않고서 잘 쓰길 바란다는 것은 아직은 어린 자녀들에게 뭐든지 스스로 알아서 하라고 방치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대개 답답하고 성급한 마음에 대신 부모가 불러주면서 받아쓰게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일기 쓰는 실력은 절대 길러질 수가 없다. 한 달이 지나도 똑같은 상황만 재현될 뿐이다.

처음부터 글을 잘 쓰는 아이는 드물다. 어떻게 지도해 주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부터는 서툴더라도 아이 스스로 해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안내자가 되어 보라. 한 걸음씩 한 걸음씩 스스로 걸어 나가도록 욕심 부리지 말고 일기를 잘 쓸 수 있는 방법을 일러준다.

◆ 안내자로서의 준비

먼저, 내 아이가 왜 일기 쓰기를 싫어하는가? 이유를 생각해 본다.

첫째, 어떤 걸 써야 하는지, 어떻게 써야 하는지 잘 몰라서 손을 못 대는 경우가 있다. 둘째, 규격화된 일기장의 형식이 오히려 방해가 될 수도 있다. 셋째,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어떤 것인지 아이들이 생각해 낼 수 있도록 유도하지 않고 무조건 특별한 일을 쓰는 것이 일기라고 가르치는 경우가 있다.

넷째, 생각하기를 싫어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능력이 부족한 것도 이유가 된다. 다섯째,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내용을 강조해도 일기 쓰기를 싫어할 수 있다. 여섯째, 일기를 썼을 때 그 내용을 보고 혼내는 경우나 일기 쓰는 지도 과정에서 평정심을 잃고 나무라는 일이 반복되면 자신감을 잃게 할 수 있다. 일곱째, 밤에 졸릴 때 써야 하는 것도 일기를 대충 쓰게 만드는 이유가 될 수 있다.

과연 우리 아이는 어떤 이유에서 일기 쓰기가 어렵거나 싫을까? 그 문제부터 생각하고서 해결 방법을 찾는다면 훨씬 흥미 있는 일기 쓰기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부터 앞에서 말한 문제들을 해결하면서 가정에서 손쉽게 지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찾아가 보자.

◆ 일기의 글감 찾기

일기는 대개 자신이 한 일을 중심으로 쓰게 되는데 ‘한 일’이라는 개념을 보다 구체적으로 지적해주면 글감 찾기가 쉬워질 수 있다. ‘한 일’에는 자신이 직접 겪은 일도 있고, 들은 일도 있고, 본 일도 있으며, 생각한 일도 모두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줘야 한다.

일기 쓰기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경우나 아직 서툰 아이일수록 말을 걸어 생각을 열어주고, 말로 표현하게 한 후 그걸 글로 옮겨 쓸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도 한꺼번에 많은 방법을 주입시키려 하지 말고 서서히 진행시키는 것이 좋다.

Ⅰ. 매일의 생활이 똑같지 않다는 것을 알게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날들은 단 하루, 한 시간도 같은 상황이란 있을 수 없다. 그런데도 아이들은 매일 똑같은 날들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바꿔 주는 것이 글감 찾기의 첫 번째 비결이다.

매일 학교에 가고, 밥 먹고, 학원에 가고, TV를 보거나 게임을 하고 등등 자신들이 늘 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아이라면 매일 같은 시간에 이뤄지는 활동에 대해 일주일 동안 연속으로 일기를 써보게 하자.

예를 들어 학교에서의 급식시간에 대해 일주일 동안 일기를 써보게 하는 것이다. 그날그날 급식의 메뉴가 다르게 나오기 때문에 어제와 같은 오늘이 아님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급식시간에 대한 일기를 쓴 다음에도 아직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매일 다니는 학원에서의 활동 내용이나, 매일 아침 1교시의 수업시간에 대해 반복적으로 생각하고 글을 쓰게 해 보라. 그리 오래지 않아 분명 날마다 똑같은 일 중 뭘 써야 하는지 고민하는 일에서 풀려날 수 있을 것이다.

Ⅱ. 시간과 장소를 쪼개어 생각하게 한다.

일기를 쓰는 걸 보면서 늘 고민되는 부분 중 하나가 ‘오늘’이라는 단어를 습관적으로 사용할 때이다. 이는 오늘을 하나의 큰 덩어리로 놓고 보기 때문에 생겨나는 현상이고 이로 인해 글감을 찾는 일조차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하루라는 시간을 쪼개어 생각하게 유도하는 것이다. 아침이라는 시간도 ‘자고 일어나자마자 바로’인지, ‘아침 식사를 하기 전에’인지, ‘식사 중에’인지, 아니면 ‘식사 후에’인지를 나누게 하라.

장소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오늘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 어디인지 떠올릴 때도 구체적으로 떠올릴 수 있게 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장소를 표현할 때 단순히 ‘집에서’가 아니라 거실인지, 안방인지, 자기 방인지, ‘베란다’라고 할 때도 탐?베란다인지, 안방 베란다인지 좀 더 정확하게 생각하고 표현하는 습관을 갖게 하자.

Ⅲ. 관심거리를 집중 공략하게 한다.

일기의 글감으로 가장 좋은 것은 그래도 내 아이가 흥미를 갖고 있는 분야이다. 요즘 무엇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를 파악해서 그것을 소재로 일기를 쓰게 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찾기 위해 책을 읽게 되는 보너스까지 얻게 된다.

초등학교 1학년 남자아이라면 대개 곤충이나 공룡에 대한 관심이 많은 시기이다. 그럴 때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자신이 좋아하는 공룡에 대해 아는 대로 일기를 쓰게 도와줘 보자. 공룡의 생김새나, 특징, 종류 등 다양한 내용으로 일기를 쓸 수 있다는 걸 알게 하고, 호기심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정보가 책 속에 있다는 걸 안내해 주자.

이렇게 지도한다면 분명 처음에는 힘들더라도 차츰 신나고 재미있는 활동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정미선 한우리 독서문화운동본부 독서지도 전문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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