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요즘 딱해 보인다. 4ㆍ30 재보선에서 참패하고 나서 후유증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듯하다. 모든 선거구에서 진 선거결과에서 충격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 것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당 혁신위가 만들어져 이전을 반성하고 활로를 다시 모색하려는 자구적 시도는 당연하다. 그러나 그런 시도가 기껏 개혁이니, 실용이니 하는 노선투쟁 정도로 되돌아 가는 모습으로 나타난다면 민의의 메시지를 허송하는 시간이 될 뿐이다.
여당이 오래도록 무력감에 빠져 있는 상태가 좋을 리가 없다. 북한핵 문제나 경제 성장률 추락 등 꼬인 국정의 맥을 되찾는 일에 여당의 솔선이 필요하다.
야당에 역전 당해 지지도가 20%대로 떨어진 채로 방향과 목표를 상실하고 계속 표류하는 여당은 존재 가치가 없다. 정부에서 장관직을 맡고 있는 사람들을 당으로 불러 온다는 식의 유치한 발상 정도로 버림받은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것을 기대하다가는 큰 코 다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지난 시간 요란하게 떠들고 법석을 부렸지만 제대로 깔끔하게 해 놓은 일이 무엇이었는지 별로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지난 선거결과도 거대여당의 무능, 국민과 정치권을 독선적으로 헤집고 다닌 데 불과한 국정의 총체적 부실에 대한 심판이었음을 잊어서 안 된다. 개혁도 민생을 희생하는 것이라면 국민이 외면한다는 사실은 이제 여당 사람들에게 재론의 여지가 없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정부와의 협의가 필요한 것은 협의에 나서고, 입법이 필요한 것은 서둘러 대비해 민생을 앞세우는 국정과 의정을 펴 주어야 한다. 아직도 지도부에 손가락질이나 일삼고 저질 험담이나 주고 받는 다툼의 정치에 익숙한 모습으로 당이 혁신될 리가 없다. 그 자리에 야당이 약진해 들어서는 수모를 자초하겠다는 생각이 아니라면 하루 빨리 정신을 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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