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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공부야 놀자/ 온·오프라인 교육의 거점'학교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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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공부야 놀자/ 온·오프라인 교육의 거점'학교도서관'

입력
2005.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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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정보사회에 따른 교육의 변화를 말하거나 미래지향적인 교육의 방향을 언급하고자 할 때 일반적으로 학생중심교육, 자기주도적 학습, 수준별 학습, 창의성 교육, 사고력 교육 등이 이야기된다. 이러한 교육의 이념이나 방법은 모두 획일적인 지식 전달에서 벗어나 학생 스스로 다양한 자료를 탐구하고, 적용하여 주어진 과제를 해결토록 함으로써 문제해결능력을 기르고, 새로운 지식을 창출해낼 수 있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다.

이는 학교도서관의 철학과 그 맥을 같이 한다. 학교도서관은 교사들이 가르치거나 학생들이 공부하는데 필요한 모든 형태의 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정리하여 제공하고, 독서교육은 물론 정보자료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도함으로써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창의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데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교도서관이라 하면 학교 교육과는 무관하게 교양서적을 빌려보는 곳 정도로 치부하고, 컴퓨터, 인터넷 등과 같이 첨단기술을 이용한 매체만을 중요한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그 동안 우리나라에서 학교도서관을 이용한 교육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반증하고 있다. 학교도서관을 통한 교육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학교도서관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먼저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첫째, 잘못된 오해로 인해 야기되는 질문 중의 하나는 언제는 학교도서관이 없어서 교육을 못했나? 학교도서관이 없이도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지 않았는가? 하는 점이다. 물론 맞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학교도서관이 설치되어 있어서 다양한 학습 자료를 제공하고, 풍부한 독서활동의 기회를 제공했더라면 지금보다도 더 양질의 교육을 할 수 있고, 지금보다 더 훌륭하고, 창조적인 인재를 양성할 수 있었다는 가능성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둘째, 인터넷에 들어가면 다 있는데 요즘 세상에 무슨 책이며, 도서관이냐? 또는 역으로 도서관에 책만 있으면 됐지 무슨 인터넷이며, 컴퓨터냐? 하는 질문 또한 도서관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서 오는 우문(愚問)이다. 인류가 오랜 동안 정보전달을 위한 주요 수단으로서 책을 사용해 왔기 때문에 도서관하면 책이라 생각하고 있으나 도서관은 책뿐 아니라 인쇄매체, 영상매체, 전자매체에 담긴 모든 정보를 대상으로 한다.

셋째, 책을 읽는 것은 좋은 것이요, 컴퓨터, 인터넷, TV 시청은 일방적으로 지양해야 하는 것인가? 한마디로 그렇지 않다. 학생들에게 다양한 학습기회를 제공하고, 정보자료를 활용하여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준다는 측면에서 이들은 서로 다르지 않다. 단지 매체의 변화에 따라서 독서, 청취, 네비게이션 등 명칭만 다를 뿐 정보를 수용하는 과정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모두 같다.

넷째, 학교교육에 있어 인터넷이나 e-러닝은 학교도서관과는 별개의 것인가? 최근에 교육인적자원부에서는 중점사업의 하나로 체계적인 e-러닝 지원을 위해 시․도교육청에 교수학습지원센터, 단위학교에는 교수학습도움센터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사실 교수학습지원센터와 교수학습도움센터는 가상공간의 학교도서관이라 할 수 있다. 교수학습지원센터와 교수학습도움센터는 전통적인 학교도서관에 온라인 자료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가상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교수학습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향후 교수학습지원센터와 교수학습도움센터를 학교도서관과 연계 추진하여 시너지를 높여야 할 것이다.

다섯째, 학교도서관은 여가시간에 책을 보거나 교과 학습과 관계없이 교양서를 빌려보는 곳인가? 학교도서관은 여가 시간에 책과 잡지를 열람하거나 친구들과 어울려서 비디오나 인터넷 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레크레이션 기능이 있으나 학교도서관의 본질적인 역할은 선생님들이 각종 자료와 매체를 이용해서 가르치고, 학생들이 자료를 활용하여 공부하는 교수학습 공간이다.

여섯째, 학교도서관을 많이 이용하고, 책을 많이 읽으면 공부시간을 뺏겨서 학업성적이 떨어지는가? 독서는 교과 공부를 다 마치고 남는 시간에 하는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호주, 영국 등 학교도서관 활용률이 높은 국가에서 학교도서관과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독서능력, 사고력, 창의력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 “좋은 학교는 좋은 학교도서관이 있고, 좋은 학교도서관은 전문 자격을 갖춘 사서교사가 있으며, 학교도서관을 많이 이용하고, 독서량이 많은 학생은 학업 성적은 물론 사고력과 창의력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학교도서관은 교육적으로 많은 잠재력을 갖고 있다. 우리가 앞으로 추구해야 할 교육이념을 구현하는데 있어서 학교도서관은 필수적인 핵심시설이다. 그러나 온라인 자료와 e-러닝에 접근할 수 있는 첨단형 학교도서관을 구축한다고 해서 학교도서관을 통한 교육의 이념이 저절로 구현되는 것은 아니다. 교사들이 정보자료를 활용해 학교도서관에서 수업을 전개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학생들의 독서능력과 정보활용능력을 체계적으로 지도할 수 있는 인적자원이 필수적이다.

이병기 공주대 문헌정보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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