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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여의도] 한 의원들 TV삼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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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여의도] 한 의원들 TV삼매경

입력
2005.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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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1. 경남 거제시의 한 시장. 한나라당 김기춘 의원이 아줌마들과 TV 드라마 ‘대장금’에서 한 상궁이 누명을 쓰고 죽임을 당한 장면을 두고 이야기 꽃을 피운다.

#장면 2. 한나라당 김광원 의원이 지역구인 봉화의 유권자들과 논쟁을 벌인다. 주제는 “해상 왕 장보고가 바다 밑에서 200리를 헤엄쳐 갔다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다.

한나라당의 영남 보수파 의원 모임인 ‘자유포럼’ 소속 의원들은 열혈 TV 드라마 시청자다. “오락거리가 별로 없는 소도시나 시골의 유권자들과 가까워지려면 드라마 내용을 꿰고 있는 게 필수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드라마가 지역구 관리의 열쇠인 셈이다.

이 모임의 이상배 의원은 “유권자들과 이야기 할 가벼운 화제가 필요하다”는 가족들의 조언에 따라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그는 “멜로 드라마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요즘은 드라마를 보다가 감동적인 장면이 나오면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장인 김광원 의원은 “‘장보고’ 이야기로 시작해 자연스럽게 해양ㆍ수산 관련 주제를 꺼낸다”고 말했다.

김기춘 의원이 당 의원총회에서 국가보안법 폐지론을 강력 반박하는 모습과 “‘토지’의 배역선정이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모습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는 “시장 상인들과 가벼운 드라마 얘기를 한참 하다 보면 국보법 같은 무거운 주제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방호 의원은 ‘영웅시대’와 ‘제5공화국’ 같은 정치 드라마를 골라 본다고 한다.

정종복 의원은 이와는 다르게“우리 지역 주민들은 박근혜 대표 이야기를 드라마보다 더 재미있어 해 드라마를 일부러 챙겨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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