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황우석 교수의 환자 맞춤형 인간배아복제 줄기세포 배양 성공 소식을 들은 가수 강원래(사진)씨는 19일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희망의 빛이 더 밝아졌다”고 말했다.
2000년11월 교통사고로 척수가 손상돼 하반신이 마비된 그는 황 교수에 대해 늘 “0%였던 희망을 0.0000001%로 높여준 분”이라고 이야기해왔다. 황 교수도 강연회마다 “남성의 체세포를 이용한 줄기세포도 만들어야 한다”며 그와의 각별한 인연을 소개하곤 했다.
강씨는 “황 교수님이 또 하나의 업적을 이루셨다니 뿌듯하다”면서 “그러나 언론 등에서 ‘척수손상 환자가 곧 걸을 수 있게 된다’는 식으로 너무 앞질러 나가는 것은 환자들과 황 교수께 큰 누가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번 연구는 향후 배아복제 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치료가 가능해질 경우 수혜를 받을 수 있는 환자의 폭을 크게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강씨 같은 남성 척수손상 환자들의 희망이 늘어난 것이다.
한 때 체세포 공여자 중 ‘35세 남성 척수손상 환자’가 강씨가 아니냐는 추측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난 단지 황 교수님을 믿고 기다릴 뿐 실험 대상이 될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강씨는 지난해 황 교수의 연구결과가 발표된 후 하루도 빠짐없이 휴대폰으로 아침문안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도 유명하다. 문자 메시지를 보낼 줄 모르는 황 교수는 이에 바로 “강군, 잘 지내나”며 거의 매일 전화를 걸어온다. 서로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줄기세포 연구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사고 후 침도 맞고 쑥뜸도 뜨고 심지어 초능력 치료까지 받았습니다. 이처럼 벼랑 끝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게 환자들의 마음입니다. 저는 ‘몇 년 내 걷게 해주겠다’는 식의 헛된 장담보다는 ‘조금이라도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황 교수님의 말씀이 더욱 든든합니다.”
김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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