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회사를 다시 살리는 것은 여러분의 손에 달렸습니다. 여러분이 삼보컴퓨터의 주인입니다. 25년간 여러분이 흘린 피와 땀의 결정체인 삼보컴퓨터가 대한민국 경제사의 뒤안길로 사라지지 않도록 여러분 모두의 흔들림 없는 지원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
법정관리를 신청한 삼보컴퓨터의 이홍순(46) 회장이 지난 18일 회사 직원들에게 모두 힘을 합쳐 삼보컴퓨터를 꼭 살려달라는 ‘눈물의 편지’를 보냈다.
그는 ‘임직원 여러분께 보내는 글’이라는 이 편지에서 “2000년 이후 계속된 적자 누적과 대만 및 중국의 저가공세에 따른 ODM사업의 수익성 악화, 장기화된 경기 침체로 수익성이 날로 악화됐다”며 “회사를 믿고 따라 준 임직원 여러분들의 기대에 벗어난 상황들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과도한 고정비 지출 및 금융비용 부담과 함께 해외 매출 부진 등으로 인한 자금부담을 극복하지 못하고 부득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면서 "단순히 회사를 정리하는 절차가 아니라 각종 부실을 털어내고 회생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회사 내에 인력조정의 여파와 회사의 어려운 상황들로 인해 갖가지 소문들이 만연해 있다. 추가 인력 조정설과 부도설 등 직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이야기들로 인해 다같이 노력해야 할 시기에 집중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우려하고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전문가 집단의 도움을 받아 경영진이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론이 법정관리 신청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법정관리가 받아들여지면 과다한 부채의 질곡에서 벗어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최대주주로서 저는 모든 권리가 소멸되지만 회사 자체는 소생할 수 있다"면서 회사 회생을 위한 사원들의 단합을 당부했다.
이 회장의 편지가 사원들에게 전해진 후 한 동안 울음바다가 될 정도로 침통한 분위기가 회사에 흘렀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음은 이회장의 편지 전문.
친애하는 삼보컴퓨터 임직원 여러분.
최근 회사를 둘러 싼 내·외부 환경이 어렵고 힘든 상황임을 직원 여러분께서 더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지난해 영업손실을 비롯하여 2000년 이후 계속된 적자 누적으로 회사는 재정적 어려움에 봉착하였으며, 이는 대만 및 중국업체의 저가공세에 따른 ODM사업의 수익성 악화 및 영업손실 누적, 그리고 이에 따른 사업규모와 여신 축소 등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하겠습니다. 또한 장기화된 경기 침체로 국내 PC경기 마저 저성장을 기록하는 등 내·외적인 상황들로 인해 수익성은 날로 악화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흔들림 없이 자신의 자리에서 회사를 믿고 따라 준 임직원 여러분들의 기대에 벗어난 상황들이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금번 사업 구조 조정의 일환으로 진행된 조직개편과 이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은 이러한 난국을 탈피하고 생존을 위한 자구책으로 불가피한 결정이었으며, 이로 인해 오랫동안 회사를 위해 노력하고 힘든 시기를 같이 보냈던 일부 직원들을 떠나 보내야 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인력조정 및 자산 매각 등 일련의 사업 구조 조정을 단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고정비 지출 및 금융비용 부담과 함께 해외 매출 부진 등으로 인한 자금부담을 극복하지 못하고 부득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회사를 정리하는 절차가 아니라 각종 부실을 털어내고 회생을 위한 최선의 선택으로 판단되어진 결과입니다.
임직원 여러분!
현재 회사 내에는 인력조정의 여파와 회사의 어려운 상황들로 인해 갖가지 소문들이 만연해 있습니다. 추가 인력 조정설은 물론, 부도설 등 직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이야기들로 인해 다같이 노력해야 할 시기에 집중력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전문가 집단의 도움을 받아 경영진이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론이 법정관리 신청입니다.
법정관리가 받아들여지면 과다한 부채의 질곡에서 벗어나게 되므로, 몸이 가벼워지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최대주주로서 저는 모든 권리가 소멸되지만, 회사 자체는 소생할 수 있습니다.
이제 회사를 다시 살리는 것은 여러분의 손에 달렸습니다. 여러분이 삼보컴퓨터의 주인입니다.
25년간 여러분이 흘린 피와 땀의 결정체인 삼보컴퓨터가 대한민국 경제사의 뒤안길로 사라지지 않도록 여러분 모두의 흔들림 없는 지원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삼보가 더 잘되기를 바라며 회사를 떠났던 선후배 여러분들에 대한 보답을 하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정말 한 방향으로 모든 역량을 집중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주변의 그릇된 소문과 상황에 흔들리지 말고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 주시기를 다시 한번 당부 드립니다.
올해는 삼보컴퓨터가 창립 25주년을 맞이하는 해입니다.
그 동안 회사의 성장과 아픔을 같이 했던 선배와 동료에게 부끄럽지 않은 회사로 다?재건시키기 위해서라도 어렵고 힘든 상황을 극복하고 현재 우리에게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4반세기 긴 세월 우리회사를 아끼고 사랑하여 주셨던 고객과 주주를 위해 새로운 각오로 힘을 합하여, 치열한 생존경쟁과 위기를 극복한 초일류 Global Brand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하여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5년 5월 18일
이홍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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