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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미니홈피 인기가 뭐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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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미니홈피 인기가 뭐기에

입력
2005.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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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엄마들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을 분노케 했던 ‘신생아 학대’ 사진은 적잖은 충격이었다. 자신의 미니홈페이지를 특색 있게 꾸며 조회 수를 늘리고 싶었던 단순한 마음이 이렇게 커다란 파장을 불러일으킬 줄 그 간호조무사는 알았을까? 물론 이 사건이 간호조무사의 잘못으로만 결부 짓고 끝나서는 안 된다.

병원 측에서도 신생아 실에서의 철저한 위생과 교육을 강조했더라면 이와 같은 일이 쉽게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반성과 책임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자신의 인기가 싸이월드 등 미니홈페이지 조회 수와 거의 맘먹는다고 믿고 조회 수를 높이려 세상에 갓 눈뜬 신생아를 상대로 어이없는 학대를 하다니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무엇이 더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인지 모르는 무지에서 이와 같은 사건이 일어났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자기PR 시대라는 말에 걸맞게 자신을 적극적으로 알리며 홍보하는 것이 낯설지 않은 세상이다. 미니홈피의 등장으로 대인관계의 범위가 넓어진 만큼 사람들은 새로운 모습과 자극적인 것으로 자신이 주목받길 원한다.

그리하여 홈페이지 조회 수는 그 인기를 대변해주는 하나의 수단이 된다고 믿으며 그것에 집착하는 네티즌도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터무니없는 엽기적인 사진으로 인기를 끄는 것보다 중요한 건 그 사람의 인격과 됨됨이가 바로 서는 것이다.

굳이 신생아의 콧구멍에 볼펜을 끼워 넣어서까지, 신생아를 애완견마냥 가방에 넣어놓고 사진 찍어야 할 만큼 인기란 것이 그렇게 중요한 것일까?

언제부턴가 ‘엽기’라는 것이 휩쓰는 돌풍이 대단하다. 영화와 TV, 인터넷 등 대중매체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테마로 자리매김했을 정도이니 말이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의 무의식 속에서도 엽기적인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미니 홈페이지를 꾸민다며 신생아를 강아지처럼 다루는 사진을 찍는 사건이 생겼는지도 모른다.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정보를 비판 없이 수용해 버린다면 무엇이 진정 가치 있는 일이고 소중한 것인지 잊기 쉬울 뿐더러 자기정체성 또한 잃을지 모른다.

엽기적인 것으로 세간의 이목을 이끄는 것보다, 아름다운 것으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야말로 진정 인기 있는 자의 여유가 아닐까? 올바른 가치관으로 한껏 여유를 부릴 줄 아는 참된 인기인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박성희 상명대 일본어문학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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