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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성장률 추락/ 수출 버팀목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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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성장률 추락/ 수출 버팀목마저…

입력
2005.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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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경제성장률을 잠재성장률 5%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모든 거시ㆍ미시적 정책수단을 동원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겠다.” 박병원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정부의 ‘5% 성장’ 목표치 달성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하지만 정부의 계속되는 공언에도 불구하고 경제 현실은 침울하다. 1ㆍ4분기에 받아 든 경제 성적표는 ‘2.7% 성장’에 그쳤다. 그동안 경제를 지탱해 온 수출 증가율도 3년 만에 처음으로 한자릿수로 떨어지는 등 둔화 기미를 보이고 있다.

유가 등 국제원자재가격 상승이나 불안한 환율, 중국 위안화 절상 가능성 등 주변 경제 환경도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정부의 ‘5% 성장’ 목표는 물론, 한국은행의 지난해말 전망치인 ‘상반기 3.4%, 연간 4% 성장’도 쉽지는 않아 보인다.

물론 1ㆍ4분기 성장률 부진에는 ‘담배 효과’라는 불규칙적 요인이 한 몫을 했다. 지난해말 담배가격 인상과 이에 따른 사재기 후유증으로 올 들어 담배 생산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담배 요인을 제거할 경우 실질 GDP 성장률은 3.1%에 달한다는 것이 한은측 설명이다.

실질적으로 1ㆍ4분기 성장의 발목을 잡은 것은 수출이었다. 2003년 1ㆍ4분기 20.1%, 지난해 1ㆍ4분기 29.2% 등 20%를 넘나드는 높은 증가율을 보였던 재화 수출은 지난해 4ㆍ4분기 10.5%로 떨어지더니 급기야 올해 한자릿수(8.1%) 증가에 그쳤다.

서비스를 포함한 수출도 7.4% 증가했을 뿐이다. 환율 하락, 원자재 가격 급등 등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건설 투자가 2.9%나 감소한 것도 1ㆍ4분기 성장률 하락의 한 원인이었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을 고려하면 2ㆍ4분기에도 건설 투자의 회복을 기대하기는 무리다.

내수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성장의 외끌이 견인차’였던 수출까지 둔화 기미를 보이면서 자칫 우리 경제가 돌파구가 없는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정부나 한은은 여전히 장밋빛 전망을 거두지 않고 있다. 외형상의 수치는 다소 비관적일 수 있지만, 내용적으로는 비교적 견실한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민간 소비가 2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이는 등 턴어라운드 징후를 보이고 있고, 설비 투자도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이 고무적인 신호라는 설명이다.

수출이 급격히 둔화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면 결국 내수 회복의 속도가 향후 경기를 가늠할 관건인 셈이지만, 여건이 그리 녹록치는 않아 보인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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