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대에 이어 연세대 의대가 의학전문대학원 도입에 반대하고 나섰다. 고려대와 한양대 의대 등 다른 주요 대학도 전환에 부정적이라고 한다. 지난해 경희대 건국대 등 10개 대학에서 채택한 의학전문대학원 제도가 2년 만에 뿌리부터 흔들리는 위기를 맞게 됐다.
의학전문대학원 전환에 반대하는 대학들은 의사양성기간이 6년에서 8년으로 길어지는 것은 국가적 인력 낭비이며, 학기 당 등록금이 1,000만원으로 지금보다 2배에 달해 부담이 크다고 주장한다.
무엇보다 이공계 학부가 의학전문대학원 진학을 위한 예비과정으로 전락해 기초학문 고사가 가속화한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처음 실시된 의학전문대학원 신입생 모집에서 이공계 출신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한국과학기술대(KAIST)와 포항공대 출신도 상당수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가 충분히 예견된 것인데도 불구하고 의학전문대학원을 도입키로 한 것은 긍정적 요인이 보다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양한 학문을 전공한 사람을 대상으로 4년간 전문교육을 시키면 훨씬 우수한 의료인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의대에 집중되는 우수 학생들의 대입경쟁을 완화해 고교 교육 정상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도 작용했다.
법률 의료 경영 등의 전문분야 교육은 학부에서 대학원 중심 체제로 변해가는 게 세계적 추세다. 정부가 엊그제 열린 인적자원개발회의에서 경영ㆍ금융ㆍ물류 분야도 전문대학원 체제로 전환키로 한 것은 이러한 흐름을 반영한 것이다.
주요 대학들은 학부에서 우수 학생들을 손쉽게 선점하려는 태도에서 벗어나 좋은 의사 배출과 의료서비스 제고를 위해 무엇이 더 좋은 방법인지 고민해야 한다. 교육부도 두뇌한국(BK)21 사업 및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승인 연계 등 엄포만 놓을 것이 아니라 대학들이 주장하는 문제점을 합리적으로 보완해줄 방도를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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