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석유식량 원조 프로그램 청문회에 출석한 조지 갤러웨이 의원의 논리 정연한 공격에 옴짝달싹 못했던 미 의회가 이번에는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의 복심인 마크 맬로크 브라운 비서실장(사진)에게 혼이 났다.
유엔은 평화유지군의 포로학대 스캔들부터 석유식량 원조프로그램 부정 의혹 등으로 위기에 처해 있는 상태. 가장 많은 분담금을 내고 있고 있으면서도 유엔을 뜻대로 움직일 수 없어 불만이었던 미국은 위기의 유엔을 몰아붙여 아난 총장을 물러나게 하고 동시에 미국의 입맛에 맞는 운영 방식으로 바꾸려고 애써 왔다. 하원이 유엔에 미국의 유엔 지원금을 유엔의 개혁 노력과 연계하는 입법을 추진 중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원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브라운 실장 역시 “유엔에 내부감사 절차가 부족하고 직원의 재정상황 공개 규정과 내부고발자 보호 규정도 개선될 필요가 있다”며 “이에 대한 전면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유엔을 흠집내려는 의원들의 공세에는 강한 어조로 맞섰다.
유엔 조직이 너무 크고 느슨하다는 지적에 대해 “유엔은 비대하지 않으며 회원국들로부터 충분히 감독을 받고 있다”고 반박했다. 아난 총장의 퇴진을 요구한 것에는 “아난 총장은 자신이 이끄는 조직의 개혁을 절실히 필요로 할 뿐 아무 잘못이 없다”며 “그를 물러나게 하는 시도에 대해 온 힘을 다해 막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미국이 유엔 회원국 사이에서 왕따당하는 이유를 묻자 “다른 나라와 대화하기 보다 억누르려 한다”며 “몽둥이보다는 화해의 손길이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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