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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BOK쇼크'… 외환시장 출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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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BOK쇼크'… 외환시장 출렁

입력
2005.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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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외환시장이 또 한번 ‘BOK(한국은행의 영문약자)쇼크’로 휘청댔다.

발단은 박 승 한은 총재를 인터뷰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18일자 1면 머릿기사. FT는 박 총재가 ‘한은이 더 이상 외환시장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보도내용이 전해지자 뉴욕 외환시장이 이성을 잃었다. 한은이 시장개입을 중단하면 외환보유액은 더 늘어나지 않을 것이고, 이렇게 되면 미 국채 매입수요가 뚝 떨어져 달러가치는 추락할 수 밖에 없다.

전날 107.53엔이었던 엔·달러환율은 결국 106.98엔까지 내려갔다. 뉴욕 역외선물환(NDF) 시장에서도 달러투매가 빚어져 1,004.5원으로 시작된 NDF 원·달러환율은 순식간에 996원까지 폭락했다.

잠시 뒤인 19일 오전9시 문을 연 서울 외환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최근들어 네자릿수 환율에 안착해있던 원·달러 환율은 FT보도 영향으로 개장과 함께 순식간에 1,000원벽이 붕괴(999.50)됐다.

한은은 부랴부랴 “FT보도는 와전된 것이며 외환시장이 불안할 경우 언제든지 (시장개입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란 해명자료를 내고, 결국 원·달러환율은 전날 수준을 회복한 1,005.00원으로 마감됐다.

지난 2월에도 한은은 국회보고자료에 “보유외환의 투자대상통화를 다변화한다”는 문구를 넣었다가 외신이 이를 ‘달러자산 매각’으로 타전하면서, 국제외환시장에서 달러화가 폭락하고 국내에서도 원·달러환율 1,000원이 무너지는 대소동을 겪어야 했다.

외신의 잘못된 보도가 만들어낸 해프닝이었지만, 어쨌든 세계 외환시장은 올들어 두 번씩이나 ‘BOK쇼크’를 경험해야 했다. 한은이 세계시장의 ‘큰 손’임도 다시 한번 확인됐지만, 과연 한은이 구사하는 말과 문구가 과연 ‘큰 손다운 것’인지 스스로 되새겨봐야 한다는 게 두 차례의 ‘BOK쇼크’를 겪은 시장의 반응이다.

이성철 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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