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2005시즌에 ‘부산 갈매기’ 롯데 자이언츠가 화려하게 부활하면서 부산 사직야구장에 연일 2만~3만여명의 ‘구름 관중’이 몰려들자 일대가 극심한 교통정체를 빚는 등 홍역을 치르고 있다.
최근 4년간 꼴찌로 헤매던 롯데가 올 시즌 단독 3위에 올라서며 돌풍을 일으키자 관중석 3만543석의 사직야구장은 두산과의 3연전이 열린 13일부터 3일간 10년만에 연속 만원사례를 빚은 데 이어, 삼성과의 주중 3연전 첫날인 17일에는 평일에다 날씨가 궂은데도 2만여명의 관중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로 인해 사직야구장 주변은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팬들이 몰고 온 차량들로 교통지옥을 방불케 할 정도이다.
야구장 일대 주차공간(550면)과 공영주차장(100면)은 경기 시작 1~2시간 전부터 밀물처럼 밀려든 차량들로 포화상태를 빚고 있고 야구장 앞 도로는 물론 주변 이면도로 등 차를 댈 수 있는 곳은 어김없이 불법 주차차량들이 점령, 인근 주민들의 볼멘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도로 1차선 불법주차 차량 옆에다 버젓이 차를 대는 2중 불법주차마저 횡행하고 있다. 인근 대형할인점 홈플러스 아시아드점도 경기가 있는 날이면 2,000여대의 주차공간이 온종일 꽉 차는 등 비상이 걸린 지 오래다.
체육시설관리사업소측은 “관중 3명 중 1명 꼴로 차량을 가져오기 때문에 주변 도로는 경기 시작 몇 시간 전부터 발 디딜 틈이 없고 수백 ㎙ 떨어진 인근 아파트와 주택가 골목마저 불법주차 차량들로 홍수를 이루지만 속수무책”이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야구장 안팎은 경기가 끝나면 다시 한번 ‘전쟁’이 벌어진다. 관중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야구장 내부는 먹다 버린 컵라면과 통닭 뼈, 소주병에다 응원용 신문뭉치들이 구석구석에 널려 하루 평균 쏟아져 나오는 쓰레기양이 8톤 트럭 5~6대 분량에 달한다.
야구장 바깥도 한꺼번에 빠져 나온 관중과 차량들이 인근 거제리, 양정, 부산교대 방면을 비롯해 미남로터리와 대선주조, 초읍동 방면까지 꼬리를 물어 거북이 운행에다 울려대는 경적 등으로 일대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된다. 2중 주차 등 문제로 차주들끼리 고성과 욕설이 난무하는 볼썽사나운 장면까지 빚어지고 있다. 김지훈(28ㆍ동래구 온천3동)씨는 “롯데가 잘해서 좋긴 한데 경기가 있는 날에는 사직동 가구거리 일대가 몇 시간째 막혀 아예 밤 12시를 넘겨 집에 들어가곤 한다”고 말했다.
관할 동래구청은 주민들의 빗발치는 항의에 불법주차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인력과 장비 부족으로 체계적인 단속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구청 관계자는 “롯데의 성적이 좋지 않을 때는 야구장 주변 교통 등에 전혀 문제가 없었지만 올해는 초반 상위권을 달리면서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자가용보다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정말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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