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강의석군 사건’으로 목사직을 반납한 류상태 전 대광고 교목실장은 지금 거리에서 액세서리를 파는 노점상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학내 종교의 자유와 예배선택권을 요구하던 강 군이 제적당하자 그는 20년 넘게 걸어온 목회자의 길을 과감하게 포기했다. 생계는 불안했지만 양심의 요구를 거스를 수는 없었다.
인터넷 카페 ‘불거토피아’를 중심으로 기독교의식개혁운동도 펼치고 있는 류씨가 주류 개신교를 비판하는 신앙고백서 ‘한국교회는 예수를 배반했다’(삼인 발행)을 펴냈다. 그에 의하면 한국의 주류 개신교는 언제 공중폭발 할지 모르는 채 날고 있는 심각한 결함을 가진 비행기와 같다.
그는 이 책에서 대형교회 담임목사 세습, 절대화되고 있는 목사의 권위 등 개신교의 문제 들을 망라하고 있다. “모든 프로그램은 밴드를 동원한 음악으로 시작됐다.
가끔 하느님과 예수의 은총을 찬양하는 내용이 나오면 여기저기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리다 통곡으로 변했다. 밴드의 음악은 더욱 강렬해지고 찢어질 듯한 소리를 지르며 통성기도를 한다. 나는 처절한 심정으로 귀를 막을 수 밖에 없었다. 내가 기독교인이며 목사라는 사실에 절망해야 했다.”
‘뜨레스 디아스’. 스페인어로 ‘3일’이라는 뜻의, 요즘 유행하는 개신교 영성훈련 프로그램 체험기에서 그는 “자주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박탈당하고 거의 어린아이가 되었다”고 암담한 개신교 영성의 현실을 고백했다.
그는 ‘성서 문자주의’에 근거한 독선과 배타성이 이 모든 문제의 원인이라면서 “성서의 언어는 객관적 진술이 아니라 고백의 언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배타성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했다. 또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고 기독교인을 ‘우물안 개구리’로 보는 안티기독교인들의 시각을 소개하면서 목사들 중에 우물 밖 세계를 경험하지 못한 이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남경욱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