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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대에 못 미친 남북 차관급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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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대에 못 미친 남북 차관급회담

입력
2005.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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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그제 이틀간 개성에서 열렸던 남북 차관급 회담이 핵 문제 등을 둘러싸고 회담 종료시간을 훨씬 넘겨가며 진통을 겪었다. 남북 당국자 회담으로는 10개월 만에 열린 이번 회담에서 양측은 장관급 회담 복원 등 남북관계 정상화 필요성에는 비교적 쉽게 의견을 접근시켰다.

그러나 핵 문제는 북측이 소극적 자세로 일관, 진전을 보지 못함으로써 실망을 안겨주었다. 남북은 앞으로 장관급 회담 등을 통해 이 문제를 계속 논의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특히 내달 남북정상회담 5주년을 맞아 남북이 공동으로 기념행사를 치르면서 남북관계를 실질적으로 진전시키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이번 회담에서 북측이 핵 문제에 성의를 보이지 않았는데도 비료를 주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견해도 적지 않다. 그러나 남북간 신뢰를 쌓고 북측과 대화의 끈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일정한 범위 내에서 인도적 차원의 지원은 필요하다고 본다.

남북관계 복원 합의는 이번 회담의 성과지만 북한의 6자회담 복귀와 북핵 돌파구 마련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

남측 수석대표인 이봉조 통일부 차관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이 준수되지 않으면 남북 교류협력이 어렵다"면서 6자회담 복귀를 거듭 촉구했으나 북측은 "우리도 할 말이 많지만 참겠다"고 응수했다고 한다.

북측은 공동 보도문에 핵 관련 문구를 넣자는 요구에도 막판까지 난색을 표명했다. 이번 회담이 남북대화를 복원하고 정상화하는 데 비중이 두어졌던 것은 사실이나 핵 문제에 대해 북측이 성의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은 것은 유감이다. 북측이 6자회담에 복귀할 경우 '중요한 제안'을 하겠다는 남측의 언급에 대해 "해당 부서에 전달하겠다"고 피해간 것도 실망스럽다.

이번 회담은 남북간에 넘어야 할 벽이 두텁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시켰다. 하지만 남북은 인내심을 갖고 모처럼 마련한 대화의 모멘텀은 살려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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