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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적 포기 응징론 너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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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적 포기 응징론 너무 나간다

입력
2005.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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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기피 목적의 국적 포기에 제동을 걸고 불이익을 주려는 움직임이 자칫 절제 없이 내달을 조짐이다. 사회적 형평과 정의를 해치는 편법과 특례는 없애야 마땅하지만, 그런 노력이 법과 정의의 테두리를 벗어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국민 정서가 뒷받침한다고 해서 민주 사회가 함께 지켜야 할 선까지 무시해서는 안 된다.

새 국적법이 부모의 단기 해외체류나 원정 출산으로 태어난 이중 국적자는 병역을 마쳐야 국적을 포기할 수 있게 한 것은 법리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명분이 뚜렷하다.

공무원 교수 기업주재원 등으로 해외 체류하거나 원정 출산을 감행한 계층이 편법으로 자식의 병역면제 혜택까지 누리는 데 분개하는 국민이 많았다. 이에 따라 법을 고치자 발효 전에 서둘러 국적을 포기하는 것에 사회적 비난이 거센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적법하게 국적포기를 선택한 공직자 부모에게 제재를 가하는 것은 법 원칙에 어긋날 수 있다. 미성년 자녀의 국적을 부모가 선택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사적자유에 속한다. 애국적 정서에 거슬린다고 명단 공개에 공직 추방까지 하자는 것은 지나친 응징론이 되기 쉽다.

우선 법적 근거가 없고, 해외이민 등 자발적 국적포기도 비애국적이고 부도덕하게 볼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국민 대표를 선출할 때 본인과 자녀의 국적 변동과 병역 등을 살피는 것과는 달리 봐야 한다.

병역을 치르지 않은 국적 포기자에게 대학특례입학과 의료보험 혜택을 주지 않고 취업까지 어렵게 하는 것도 사안별로 분별해야 한다. 이중 국적자들이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식으로 국적을 악용한 것은 국적에 따른 권리와 의무를 올바로 규정하지 않은 탓이 크다.

따라서 잘못된 제도는 고쳐야 하지만, 국민 정서에 치우쳐 법원칙과 국제관례까지 무시해서는 자칫 우리사회에 흔한 포퓰리즘으로 흐를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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