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 무덤 옆에 움막을 짓고 3년 동안 하루도 떠나지 않고 어떻게 살았나요?”
18일 오후 1시30분 충남 서산시 성연초등학교 시청각실. 성연초ㆍ중학교 학생 200여명은 학교 인근 한 야산 자신의 어머니 묘소에서 ‘시묘살이’하는 유범수(52ㆍ인천 부평구)씨의 강연에 귀를 귀울이며 잠시도 눈을 뗄 줄 몰랐다.
22일 끝나는 3년간의 시묘살이 동안 한시도 묘소를 떠나지 않았던 유씨가 이날 처음 외도를 했다. 가정의 달을 맞아 성연중학교 정석훈 교장으로부터 “학생들에게 효 실천에 대한 강연을 해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받고 일일명예교사가 되어 효를 주제로 강연을 했다.
어깨까지 내려온 긴머리와 수염, 여기저기 꿰멘 자국과 닳아서 올이 빠져나간 상복 차림의 유씨는 학생들에게 “부모는 자식을 위해 목숨도 버리고 태산 같은 큰 잘못도 용서하는 마음을 가졌다”며 “효도는 일상생활을 성실하게 실천하면서 건강하게 자라고, 열심히 공부해 부모님의 마음을 편하고 즐겁게 해 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씨가 성연면 일람리 산 206의1 어머니 묘소에서 시묘살이를 시작한 것은 2002년 5월 23일부터. 부인과 딸, 친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살아계실 때 정성껏 모시지 못한 것이 한’이 되어 시작했다.
그의 시묘살이 하루 일정은 다람쥐가 챗 바퀴 도는 ‘똑 같은 일’의 연속이었다.
3년간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돌아가신 어머니께 조곡(朝哭)을 시작으로 저녁 10시쯤 올리는 석곡(夕哭)이 하루 일과의 전부다. 시묘살이 초기엔 점심때도 곡(哭)을 하기도 했으나 묘소주변을 지나는 사람들이 곡소리에 놀라자 생략했다. 하루 세 번 정성껏 마련한 상식을 올리고 때론 어머니께 천자문도 읽어 주면서 극진한 봉양의 길을 걸어왔다.
그러나 유씨는 1980년에 돌아가신 아버지 시묘살이를 위해 1년을 더 이곳 움막에서 보낼 예정이다. 아버지 시묘살이까지 끝내면 산속에서 생활한 기간은 만 4년에 이른다. 어머니 시묘살이를 시작하기 전 집안에서 1년간 해온 시묘살이까지 합치면 모두 5년을 시묘살이를 하는 셈이다.
유씨의 시묘살이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북적이고 있다. 3년간 “부모공경과 효실천 교육’을 위해 시묘살이 현장을 다녀간 방문객이 7,200여명에 달하고 있다.
그는 “전통 효친 사상을 되살리기 위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내년5월 책으로 펴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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