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원부 산하 한국포장개발연구원 직원과 대학교수, 중소기업체 대표들이 짜고 정부의 중소기업지원금 12억여원을 횡령한 사실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 성남남부경찰서는 17일 포장개발 관련 정부지원금을 가로챈 혐의(횡령 등)로 김모(51ㆍS대 교수)씨 등 대학교수 5명과 한국포장개발연구원 직원 길모(63) 권모(37)씨, 중소기업체 대표 김모(47ㆍI포장 대표)씨 등 9명을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은 또 정모(57ㆍY대 교수)씨 등 교수 4명과 중소기업체 대표 등 11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교수는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업체와 함께 포장 신기술을 연구개발한 것처럼 위조 서류를 꾸며 포장개발연구원에 제출, 15차례에 걸쳐 2억2,000만원을 지원받은 뒤 횡령한 혐의다. 구속된 업체 대표 김씨는 2000년부터 최근까지 11건의 신기술을 개발하겠다며 연구원으로부터 3억9,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다.
연구원 직원 길씨와 권씨 등은 교수와 업체들로부터 개발신청 서류를 접수하고 지원금을 내주는 과정에서 건당 500만~1,000만원을 받은 뒤 이들이 제출한 허위 연구서 등을 눈감아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1999년 이후 포장개발연구원을 통해 연구기금으로 지원된 돈이 대략 70여억원에 이른다”며 “현재까지 확보한 서류 확인 결과, 이 돈 대부분이 실제 연구개발에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에 따라 개발 지원금을 타낸 포장관련 중소기업체 대표 및 직원 등 62명에 대해서도 추가 수사를 벌여 전원 입건할 방침이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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