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3월 이후 지루한 횡보세를 보이는 대표적 이유 중 하나는 중국 위안화의 절상 가능성이다. 어느날 갑자가 위안화가 절상되면 우리나라 주가가 크게 출렁일 것이라는 불안감으로 주가가 오르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위안화 절상의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병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때문에 단기적으론 부정적일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증권업계는 위안화 절상이 이뤄질 경우 중국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대외수출이 감소하고 경제성장률 둔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론 국내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우리투자증권 구희진 기업분석팀장은 “장기적으로 보면 달러화로 평가한 중국 경제의 구매력이 높아지면서 내수 경기가 진작되고 이는 국내 기업의 수출 증가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과거 일본의 경우 급격한 엔화 절상이 단기적으로 수출 경쟁력 약화를 야기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내수 경기가 살아나는 효과로 이어졌다.
중장기적 호재라고는 해도 수혜 정도는 업종별로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다. 일부 업종은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위안화 절상 효과 및 투자전략’ 보고서에서 “장기적으로는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업종이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력 증대에 따른 혜택을 누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자동차는 중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물량을 늘리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긍정적 효과가 커진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중국산 저가 제품으로 타격을 입은 섬유ㆍ의류 업종도 가격 경쟁력을 회복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 여행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도 중국 내 구매력이 증대되면서 재미를 볼 가능성이 높다.
하나증권은 그러나 조선 해운 전자부품 등의 업종은 위안화 절상의 악영향을 피해가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조선업종의 경우 위안화 절상으로 해운 물동량이 감소할 경우 ‘운임하락 → 신규 선박수요 감소 → 선가하락’ 의 과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석유화학업종은 수출량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서 가공해 제3국으로 재수출하기 때문에 위안화 절상의 타격을 직접 받을 수밖에 없으며, 해운주도 물동량 감소와 해상 운임 하락으로 좋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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