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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산업개발 정세영 명예회장 경영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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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산업개발 정세영 명예회장 경영은퇴

입력
2005.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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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산업개발 정세영(77) 명예회장이 회사 보유지분 전량을 정몽규(43) 회장 등 자녀와 사위들에게 매각했다. 정 명예회장이 단 한 주의 지분도 남김없이 처분함에 따라 현대산업개발은 정몽규 회장 단독 경영체제를 확고히 하게 됐다. 그동안 회사 경영에 자문역할을 해온 정 명예회장은 회사 경영에서 완전 은퇴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산업개발은 18일 정 명예회장이 보유지분 542만5,002주(7.2%)를 전량 처분했다고 공시했다.

정 명예회장이 매각한 지분은 모두 정몽규 회장 등 자녀와 친인척, 현대산업개발 계열사가 사들였다. 정몽규 회장은 173만6,100주를 사들여 보유 주식이 904만6,320주(12.0%)로 증가했고 맏사위인 노경수(51)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와 둘째 딸 유경(35)씨가 각각 70만주, 50만주를 신규 취득했다. 계열사인 아이콘트롤스는 8만9,000주(0.12%)를 신규 취득했다.

정 명예회장의 보유지분 전량 매각은 정몽규 회장 경영체제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회사 경영이 안정된데다 호텔사업(파크하얏트 서울) 등 신규 사업도 순조롭게 정착하자 정 명예회장이 이제는 물러나야 할 때가 됐다고 판단해 지분 매각을 결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원 통천 출신으로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넷째 동생인 정 명예회장은 1957년 현대건설에 입사한 뒤 67년 현대자동차로 자리를 옮겨 초대 사장직에 올랐다. 74년 국내 최초의 양산 차량인 ‘포니’ 승용차를 탄생시키고 76년부터 해외로 수출까지 하는 등 포니 신화를 창조해내 ‘포니 정’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96년 정몽구 현 현대ㆍ기아차 그룹 회장이 회장을 맡을 때까지 9년 동안 고 정주영 명예회장을 대신해 현대그룹을 이끌었으며, 현대가의 2세 경영체제가 이뤄지기 시작한 99년 명예회장직을 맡아 일선 경영에서 물러섰다.

정 명예회장은 99년 현대산업개발을 맡아 건설업에 뛰어든지 6년 만에 외환위기 사태와 유동성 위기 등을 극복하고 회사를 업계 4위의 건설업체로 성장시켰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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