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시 경기전(사적 339호)에 보관 중인 조선 태조 이성계의 어진(御眞ㆍ보물 931호)이 111년 만에 봄 나들이에 나섰다.
국립 전주박물관은 전주가 조선왕조의 본향임을 널리 알리기 위해 17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관에서 ‘왕의 초상- 경기전과 태조 이성계’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태조 호적원본(국보 131호) 등 국보 2점과 태조 어진 등 보물 4점 등 조선왕조와 관련된 각종 유물 200여점이 선보인다.
1872년 서울에서 제작돼 전주 경기전에 봉안된 태조 어진은 1894년 동학농민운동 당시 잠시 인근 완주 위봉사로 긴급 대피했다가 재봉안 된 후 이번 전시회를 위해 111년 만에 화려한 외출을 한 것이다.
특히 전시회를 위해 박물관측은 태조 어진을 옮겨 모시는 이안(移安)에 각별한 신경을 기울였다. 먼저 보존상태 점검과 보험가입 등 사전 작업을 거친 후 지난 주 경찰의 호송을 받아 비밀리에 경기전에서 박물관으로 옮겼다.
박물관측은 또 어진 이안 작업에 과거 임금이 거동할 때와 마찬가지로 향정자 신연 양산 용선 청개 홍개 등 의장물 행렬도 준비하는 등 각별한 예도 갖췄다.
국립전주박물관 이정원(33) 연구사는 “어진 이송을 위해 항온ㆍ항습 시설이 되어 있고 진동이 없는 차량을 서울에서 임대했다”면서 “전주 이씨 대종 종약원이 고유제를 올리는 등 이안을 하는 데만 무려 7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전주 경기전은 태종 10년(1410년) 태조의 어진을 봉안하기 위해 전주, 경주, 평양, 영흥 등 4곳에 세운 건물 중 하나이며 현재의 경기전은 선조 30년(1597년) 정유재란 때 소실된 것을 광해군 6년(1614년) 11월에 복원한 것이다.
한편 국립전주박물관은 이번 전시회에 맞춰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25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경기전과 전주’를 주제로 6회에 걸친 문화유산대학을 개강한다.
강좌 일정 및 주제는 다음과 같다. ▦21일= 이성계와 전주(이익주 서울시립대 교수) ▦28일= 경기전 건축(홍승재 원광대 교수) ▦6월4일= 어진 관련기록 및 의궤(이성미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6월11일= 조선시대의 어진(조선미 성균관대 교수) ▦6월18일 = 경기전과 조선왕실의 제사(최순권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 ▦6월28일= 경기전 태조 어진 제작과 봉안(이수미 국립전주박물관 학예연구원) 문의 (063)220_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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