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기자의 눈] 유전의혹 '윗선들'의 거짓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기자의 눈] 유전의혹 '윗선들'의 거짓말

입력
2005.05.17 00:00
0 0

“신광순 전 철도공사 사장을 만난 적도, 러시아 유전개발사업을 보고 받은 적도 없다.”(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 10일 비서관을 통해)

“김세호 전 건설교통부 차관과 신 전 사장으로부터 지난해 9월 보고를 받고 실무자들에게 알아보라고 지시했다.”(이 장관 17일 검찰조사에서)

철도청(철도공사)의 러시아 유전개발사업 의혹과 관련해 16일 밤 참고인 자격으로 검찰에 전격 소환돼 밤샘조사를 받은 이 장관은 결국 자신이 거짓말을 했음을 시인했다.

앞서 구속된 김 전 차관은 사건 초기 “유전사업은 왕영용 사업개발본부장이 알아서 한 일로 제대로 보고 받지 못했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검찰 수사 결과, 왕 본부장에게 청와대 보고를 지시하고 이후에도 꾸준히 보고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철도청 차장이던 신 전 사장은 또 어떤가.

그는 지난달 초 감사원 조사에 즈음해 “내 위임장을 위조한 왕 본부장 등을 고발하겠다”고 으름장까지 놓았지만 이는 신 전 사장의 승낙이나 묵인 하에 이뤄진 것으로 검찰은 결론을 내렸다.

이쯤 되면 왕 본부장 등 아랫선의 거짓말에 대해서는 더 언급하기도 피곤할 지경이다.

수사라는 게 거짓의 더미 속에서 진실을 가려내는 일인 만큼 “검찰이 수사를 잘했네”라고 달리 볼 수도 있겠다. 구속된 전대월씨 등 민간 사업자들의 경우가 그렇다. 그러나 수십년 간 공직에 있으면서 나라에서 적지 않은 녹을 받았을 고위 공직자들이 줄줄이 거짓말을 하다 들통나는 꼴을 지켜보기란 여간 씁쓸한 게 아니다.

이들의 거짓말이 잠시라도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얕은 생각 때문이었는지, 중요한 무엇인가를 감추기 위함이었는지는 현재로선 알기 어렵다. 그나마 확실한 건 유전의혹과 관련한 거짓말의 향연이 이쯤에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진성훈 사회부 기자 bluej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